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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소재 국내 첫 일관생산체제로
네오플랜트, 우즈벡 메탈실리콘 공장 가동고창 파우더 공장과 연계 연 1만2000톤 생산 가능
홍준석기자jshong@sed.co.kr
네오플랜트가 25일(현지시간) 우즈베키스탄 나보이화학공단에 있는 메탈실리콘 공장에서 전기로를 본격 가동, 관련제품 양산을 개시했다. 메탈실리콘 럼프 제조공장 전경. 사진제공=네오플랜트
코닉글로리의 자회사인 네오플랜트가 우즈베키스탄에서 태양광용 폴리실리콘의 핵심 원재료인 메탈실리콘의 본격 생산에 나섰다.
이에 따라 우즈벡 정부로부터 채굴권을 따낸 규석 광산과 전북 고창의 메탈실리콘 파우더 공장을 잇는 태양광소재 일관생산체제가 국내 처음으로 구축됐다. 이같은 성과는 글로벌 자원개발 각축전이 한창인 가운데 국내 태양광 산업에서 새로운 이정표를 새겼다는 측면과 함께 특히 대기업도 하기 어려운 일을 중소기업이 이뤄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는 평가다.
네오플랜트는 지난달 우즈벡에 메탈실리콘 럼프 공장을 완공한 뒤 시범생산을 거쳐 25일부터 전기로를 가동, 양산을 시작했다고 25일 밝혔다. 나보이화학공단 내 6ha 크기의 이 공장에선 연간 1만2,000톤 규모의 메탈실리콘 생산이 가능하다.
이번 메탈실리콘 럼프 공장 가동으로 네오플랜트는 ‘우즈벡 툴라툴 광구의 고순도 규석 광산-메탈실리콘 럼프(덩어리) 공장-고창에 위치한 메탈실리콘 파우더(분말) 공장’으로 연결되는 메탈실리콘 생산 수직계열화를 5년 만에 완성하게 됐다. 태양광 소재의 일관생산체제를 구축, 광산과 공장을 동시에 가동하는 것은 국내 기업으로는 처음이다. 이는 고품질 제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는 의미라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우즈벡 광산에서 규석을 채굴해 인근의 메탈실리콘 럼프 공장에서 전기로를 통해 가공, 1차적으로 탁구공 크기의 메탈실리콘(순도 98.5% 이상)을 제조하고, 이를 고창 메탈실리콘 파우더 공장으로 옮겨 고운 입자로 분쇄해 메탈실리콘 최종제품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네오플랜트 관계자는 “그간 메탈실리콘을 중국에서 수입해 고창에서 파우더로 만들어 폴리실리콘 업체에 판매했다”며 “하지만 우즈벡에서 직접 생산한 메탈실리콘을 사용하면 품질과 물량 모두 종전과는 비교하기 힘들 만큼 업그레이드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우즈벡에서 생산하기 시작한 메탈실리콘은 늦어도 9월쯤 국내에 반입될 것”이라며 “해외 자원개발의 첫 결과물이 5년만에 빛을 보게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소기업인 네오플랜트가 이 같은 성과를 거두기까지는 숱한 난관을 극복해야만 했다. 김명진 네오플랜트 사장은 소재ㆍ자원 사업에 뛰어들기로 마음을 먹고 2007년 우즈벡 정부에 매탈실리콘 개발 사업 계획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당시 신생기업이었던 네오플랜트는 자원 전문기업도 아니었고, 회사 규모도 넉넉치 못해 우즈벡 관료로부터 ‘사기꾼’이라는 소리까지 들어야 했다.
결국 우즈벡 정부에서 시찰단을 파견하고 네오플랜트의 비전을 높이 사며 그해 가을 네오플랜트와 우즈벡 정부와 합작사인 우즈코실리콘을 설립하게 된다. 이후 광산탐사권을 취득하고, 위성탐사등 사전 탐사, 시추정밀탐사, 매장량 확인 및 확정, 개발타당성조사, 채굴권 승인 과정을 거쳤다.
또 메탈실리콘 럼프 공장은 우즈벡에서 처음으로 건설되는 생산용 전기로 공장이어서 건축, 철도, 전력 확보에 어려움이 많았다. 하지만 중국ㆍ한국ㆍ우즈벡 3개국 관계자의 공조가 잘 이뤄지면서 공사기간을 단축할 수 있게 됐다. 이런 가운데 고창엔 메탈실리콘 파우더 공장을 지어 제품 수율을 높이는 기술 연마를 동시에 진행하며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하게 됐다.
이같은 경쟁력을 인정해 폴리실리콘 제조사인 한국실리콘은 올 상반기 증설한 2공장의 원재료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지난 3월에 네오플랜트에 100억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조명제(사진) 코닉글로리 사장은 “중소기업이 해외자원 사업에서, 그것도 5년만에 결실을 맺는다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라며 “앞으로 자원과 소재 기업 분야에서 더욱 경쟁력 있는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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