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스마트폰 경쟁 심화와 TV 수요 침체, 환율 불안 등의 '3중고'에 휩싸이면서 2·4분기에 전년동기 대비 반토막 아래의 영업이익을 내는 데 그쳤다.
차세대 먹거리인 자동차부품 사업 성장세로 희망을 확인한 LG전자는 휴대폰 라인업과 프리미엄 제품 확대, 기업간거래(B2B) 시장 공략 등으로 하반기에는 반드시 실적 반등에 성공한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LG전자가 29일 내놓은 2·4분기 확정실적은 연결 기준 매출 13조9,257억원, 영업이익 2,441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1·4분기(3,052억원)보다 20%, 지난해 같은 기간(6,097억원)과 비교하면 60%나 급감했다. 매출 역시 1·4분기(13조9,944억원)와 유사한 흐름을 보였으나 전년동기(15조669억원)보다는 7.6% 떨어졌다.
우선 휴대폰을 책임지는 MC사업본부는 2·4분기에 LTE 스마트폰을 810만대나 팔아 치웠다. 분기 기준으로 800만대를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럼에도 전략 스마트폰인 'G4'의 국내 반응이 신통치 않았고 '갤럭시S6'와 '아이폰6' 등을 의식한 마케팅 비용 증가로 MC사업본부는 2·4분기 불과 2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는 데 그쳤다. 'G3'의 효과가 빛을 발했던 전년동기(867억원)와 비교하면 매우 초라한 수치인 셈이다.
TV를 책임지는 HE사업본부도 부진한 실적에 한몫했다. TV의 경우 2·4분기가 전통적으로 계절적 비수기인데다 전반적인 글로벌 시장 침체가 이어지면서 적자 규모가 1·4분기 62억원에서 이번에는 827억원으로 크게 늘어났다.
여기에 엔저 현상 장기화와 러시아·브라질 등 주요 신흥시장의 환율 불안도 실적부진의 골을 깊게 했다.
다만 '백색가전의 1인자'답게 H&A사업본부는 이번에도 2,918억원의 이익을 내며 회사의 체면을 살렸다. 무선청소기 등 프리미엄 제품의 판매 비중이 높아지면서 영업이익 규모도 지난해보다 6% 늘어났다.
미래 핵심 성장동력으로 점 찍은 자동차부품(VC)사업본부 역시 적자폭은 줄이고 매출 규모는 늘리면서 희망을 쏘아 올렸다. 막대한 초기비용 투자로 여전히 15억원의 분기별 적자를 면치 못했지만 매출은 4,508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18%나 성장했다.
이런 가운데 LG전자는 휴대폰 라인업과 프리미엄 제품 판매량 확대, B2B 시장 공략 등으로 하반기에는 기필코 실적반등의 계기를 마련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우선 지난달 말부터 G4가 글로벌 시장에서도 본격적으로 판매되기 시작된 가운데 G4의 후속 모델과 신규 보급형 스마트폰이 줄줄이 출격을 준비하고 있다.
또 상반기 국내에서만도 1만5,000대의 '올레드 TV'를 판매한 HE사업본부는 일반소비자는 물론 단숨에 고(高)수익이 보장되는 B2B 시장의 틈새도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앞서 LG전자는 미국 최대 휴양기업인 인스피라토에 올레드 TV를 독점 공급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하며 가능성을 확인했다.
회사 관계자는 "드럼세탁기와 '통돌이'를 결합해 최근 선보인 '트롬 트윈워시' 등 프리미엄 가전이 꾸준히 인기를 얻고 스마트폰과 TV 부문의 체력도 향상되면 3·4분기부터는 실적이 충분히 상향 곡선을 그릴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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