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요소가 많지 않습니다."
앤디 시에(사진) 전 모건스탠리 아시아태평양 수석이코노미스트가 내년 한국 경제에 부정적인 견해를 내비쳤다.
시에 전 수석이코노미스트는 12일 오전 하나대투증권 여의도 본사에서 열린 '2015년 리서치 전망 포럼'에서 기자와 만나 "미국의 양적완화(QE) 종료와 금리 인상 등으로 내년에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경제는 기본적으로 조정을 겪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특히 한국 정부의 부동산 부양책이 경제 회복에 별다른 기여를 하지 못할 것이라고 단정했다.
시에 전 이코노미스트는 "한국 부동산시장 자체를 부정적으로 보는 건 아니지만 인구구조의 변화를 고려할 때 한국의 부동산시장은 가격 측면이나 경기 지지 효과 측면에서 정점을 통과했다"며 "정부의 단기 대책으로는 (경제를) 살리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부동산 경기를 끌어가려면 단기 부양 전략이 아닌 중장기적인 시스템 변화가 필요하다"며 "국제화 도시나 도심 클러스터를 만들어 뉴욕이나 베이징과 같이 부동산 가격을 유지할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시에는 미국의 부동산 버블 붕괴로 지난 2008년 촉발된 리만브라더스 사태를 예견해 유명해진 인물이다.
오는 17일 시행될 예정으로 관심이 높은 후강퉁도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봤다.
그는 "중국 본토에서 일부 개방했을 뿐 아직 확실하게 시장이 개방되지 않았다"면서 "한국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홍콩을 통해 본토에 투자하는 만큼 홍콩은 단기적 영향이 클 수도 있다"면서 "중국 본토 시장이 워낙 커 개방이 지속돼야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경제에 대해서는 "디플레이션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중국의 임금 인플레이션은 7~8%지만 소비자물가지수(CPI)는 1.5%에 머물고 있다"며 "중국은 생산시설 초과 공급에 따른 디플레이션이 3년 정도 지속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제 유가와 달러 가치의 전망에 대한 물음에 그는 "중국 무역흑자 확대로 내년 달러화 가치는 15% 정도 오를 것이고 전세계의 인플레이션은 앞으로 3년 더 낮게 유지되면서 유가는 배럴당 60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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