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떼돈 벌어줄 '최첨단 미래 선박'
에코십에 스마트십까지 'Made In Korea' 세상선박에 태양광 발전기 설치BMS 등 통합통신망도 개발친환경·IT융합시대 이끌어
예상한 연구위원ㆍ이종배기자 lib@sed.co.kr
[재미있는 산업이야기] 한국 조선의 미래 Clean·Green·Smart 선박
정보기술(IT)을 선박에 결합시킨 스마트십(Smart Ship)은 2011년 3월 첫선을 보였다. 국내의 대표적인 한 조선소가 세계 최대 해운사인 머스크(Maersk)에 인도함으로써 세상에 처음 등장한 것이다. 스마트십은 우리나라 조선업의 위상을 세계에 알린 계기가 됐다. 친환경, 저탄소, 그리고 스마트가 세상의 기준이 되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고 당연히 조선업에도 예외는 아니다. 깨끗하고, 푸르고, 그리고 똑똑한 선박이 대양을 누비는 시대가 열리고 있는 것이다.
먼저 등장한 것이 환경 친화적인 선박 즉 에코(eco)십이다. 에너지효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설계가 변경됐고 이에 맞춰 연비를 높인 새로운 엔진이 설치되기 시작했다. 특히 국제해사기구(IMO)는 상선의 평형수를 채우고 빼는 과정이 초래할 수 있는 생태계 교란을 방지하는 장치가 없을 경우 2014년 말부터 모든 항구에 입항을 불허함에 따라 선박은 친생태계적으로도 진화하고 있다.
그 뒤를 이어 IT를 선박에 유기적으로 결합시킨 스마트십이 나타났다. 이 기술의 핵심은 선박기관감시제어장치(ACONIS-DS), 항해정보기록장치(VDR), 주 추진제어장치(BMS) 등을 하나의 네트워크로 통합한 선박통합통신망(SAN, Ship Area Network)을 설치하고 이를 통해 460종에 달하는 선내 기자재를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조선업은 중국의 거센 추격을 받고 있지만 최강자답게 최첨단 조선시장을 이끌고 있다. 에코십을 보면 2012년 7월 국내 한 조선소가 미국에 인도한 5만2,000톤급 석유화학제품운반선이 대표적이다. 친환경설계와 함께 최초로 전자제어식 엔진을 장착함으로써 연비를 30% 이상 향상시켜 한국 조선업의 위상을 세계에 또 한번 각인시켰다. 또 다른 조선소는 선박에 풍력과 태양광 발전기를 설치해 기존연료인 벙커C유와 함께 동력으로 사용함으로써 이산화탄소배출량을 45%절감하고 연료효율성을 40%향상시킨 초대형원유운반선을 건조하고 있다.
세계적인 해운컨설팅사인 클락슨은 조선ㆍIT 융합시장의 규모를 2010년 208억달러로 추정한 데 이어 2015년 260억달러, 2020년 351억달러로 성장하고 선박 내 IT 융합장비의 비중이 현재 선가 대비 6%에서 앞으로 15%대까지 올라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따라서 최첨단선박은 미래 한국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이라고 할 수 있다.
에코십과 스마트십 개발은 많은 투자와 연구를 필요로 한다. 이는 중소 조선소에는 벅찬 과제라고 할 수 있다. 한국조선협회 소속의 9개 대형조선소들 안에서도 희비가 엇갈릴 수 있다. 현재까지 소수의 초대형조선사들만 에코십과 스마트십을 개발·건조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극소수의 조선소에서 이들에 대한 수요를 독점하는 상황이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하겠다. 이는 장기적으로 한국 조선업이 구조조정 압력을 받게 될 것임을 가리킨다. 이에 대한 국가 차원에서의 철저한 준비가 요구된다.
■ 용어설명
◇선박통합통신망(SANㆍShip Area Network)=2008년 3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울산대 그리고 현대중공업이 공동으로 개발에 착수해 3년 만에 완성한 스마트십의 핵심기술
◇머스크(A.P. Moller-Maersk Group)=1904년에 설립됐으며 덴마크 코펜하겐에 본사를 둔 세계 최대의 해운사.
서울경제ㆍ현대경제연구원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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