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이 다시 크게 오르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금값은 최근 두 달 사이에 20% 가까이 올랐다. 신흥국에서의 실물 수요 증가세와 미국의 시리아 군사개입 가능성에 안전자산 선호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금값의 강세가 단기현상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어서 투자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많다.
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선물 12월물 가격은 온스당 1,41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6월 말(1,182달러)에 비교하면 2개월여 동안 19.4%가량 상승한 것이다. 올해 1월(1,699달러)에 비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최근 금값의 상승세를 이끄는 것은 중국과 인도에서의 수요 증가이다. 금값이 온스당 1,200~1,300달러 수준으로 떨어지자 세계 최대의 금 소비국인 중국에서 실물수요가 크게 늘어난 것이다. 강태현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중국과 인도에서 장신구ㆍ골드바ㆍ금화 등 실물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며 "올해 말까지 금에 대한 실물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미국이 시리아에 군사개입을 할 것이라는 전망도 금값 상승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국제 정세가 불안해지면서 달러보다는 안전자산인 금을 확보하려는 수요가 늘어난 것이다. 박부건 NH농협선물 해외영업부 과장은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이번주 보고서를 살펴보면 금선물ㆍ옵션의 매수 포지션 계약이 지난주보다 34% 증가하며 지난 1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며 "미국의 시리아 공습을 예상하면서 투기거래자들이 금가격의 상승에 베팅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금값 상승으로 일부 금펀드들도 최근 한달 간 높은 수익률을 나타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블랙록월드골드증권자투자신탁(주식)(H)(C-e)'의 최근 한달 수익률은 10.52%를 기록했다. 금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인 '삼성KODEX골드선물특별자산상장지수투자신탁[금-파생형]' 역시 6.56%의 수익률을 나타냈다. 최근 한달 간 국내 주식형펀드의 평균수익률이 0.14%에 불과한 것을 고려하면 성과가 매우 좋았던 것이다.
하지만 금값 상승세는 단기적인 현상일 뿐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따라서 투자도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금에 대한 투자수요 지표로 평가되는 세계 최대 금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SPDR골드트러스트'의 현재 금 보유량은 연초보다 32% 감소한 921톤을 기록하고 있다. 박 과장은 "장기적으로 달러의 움직임이 금값을 좌우할 것으로 보이는데 미국이 양적완화 규모를 축소하면 달러가 강세를 나타내 금값이 하락할 것"이라며 "동남아시아의 외환위기 발생 등 글로벌 경제에 충격을 주는 사건이 벌어지지 않는다면 금값은 온스당 1,250~1,500달러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재문 삼성증권 SNI서울파이낸스센터 지점장도 "금값이 이벤트에 의해 단기적으로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지속적으로 우상향 흐름을 나타내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주식에 대한 위험회피(헤지) 수단으로 일부 투자할 수는 있지만 적극적인 투자를 추천하기는 힘들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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