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삼성엔지니어링이 어닝 쇼크를 기록한 가운데, 삼성엔지니어링에 대한 증권사간 3ㆍ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 격차가 무려 3,400억원이었다는 점이 주목 받고 있다. 증권 전문가들은 지난 3분기 실적이 부진했던 업종을 중심으로 증권사별 세부 수익 추정치가 벌어진 종목들이 많아 어닝시즌 주가 조정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20일 금융투자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엔지니어링에 대한 증권사들의 3분기 영업익 추정치 최고가는 우리투자증권의 943억원, 최저가는 메리츠종금증권의 -2,500억원이었다. 한 종목에 대한 추정치 격차만 3,400억원에 달한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 18일 최저 추정치의 3배가 넘는 적자(-7,468억원)를 잠정 발표했다. 메리츠종금은 박중흠 신임 대표 선임에 따른 빅 배스(Big Bath) 우려를 반영한 반면, 우리투자증권은 빅 배스 가능성은 낮다고 본 게 추정치 격차를 벌렸다. 빅 배스란 경영진 교체 전후로 부실자산을 한 회계연도에 모두 반영, 잠재부실이나 이익규모를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 회계기법을 말한다.
같은 날 장 마감 후 실적이 발표된 금호석유화학 역시 추정 최고가(750억원)와 최저가(140억원)의 차가 600억원으로 컸고, 발표 수치는 -15억5,000만원으로 추정치 평균(381억원)과도 크게 차이가 났다.
한진해운도 지난 9월 초 727억원이던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가 16일 기준 409억원으로 급감했다. 증권사 추정치도 최고가(1,190억원)와 최저가(-325억원)의 격차가 1,500억원에 달한다. 1,190억원을 전망한 우리투자증권은 "7월 이후 컨테이너 운임이 인상됐고 컨테이너해운시장의 성수기 진입이 기대된다"는 점을 주장한 반면, 유진투자증권은 "업황은 점차 개선되고 있지만, 실적 반영 속도는 더딜 것"으로 전망했다. 150억원 적자를 전망한 한국투자증권 역시 "3분기가 성수기이지만 여전히 수요 대비 공급(배)이 많아 적자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GS건설(최고 -510억원 최저 -1,390억원)과 OCI(최고 280억원 최저 -230억원)도 추정치 최고가와 최저가의 격차가 심하게 벌어져 있는 상황이다.
증권 전문가들은 업황의 큰 줄기는 대표 지수 등을 통해 파악할 수 있어도 개별 기업은 업종 시황과 개별 회사의 악ㆍ호재를 계량화 해 분석해도 실제 실적 발표 결과와는 차이가 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한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업황이 부진한 기업들은 삼성엔지니어링처럼 예상 못한 추가 비용 등이 발생해 증권사간 추정치, 실제 발표치 간 큰 차이가 날 수 있다"며 "결국 실적 우려가 잠재해 있는 종목들은 실적 발표 전후 주가 흐름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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