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벌써 추석이 다음 주로 다가왔는데요. 이번 명절엔 처음으로 대체휴일제가 적용됩니다. 이런 가운데 대부분의 대기업들은 대체휴일을 실시하는 반면 중소기업들은 그렇지 못한 것으로 조사돼, 쉬는 것 마저 ‘양극화’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정훈규 기자입니다.
[기자]
진열대를 만들어 마트 등에 납품하는 경기도 파주의 한 중소기업입니다. 근로자들은 쉴 틈 없이 철판을 자르고, 구멍을 내며 제품생산에 여념이 없습니다. 다음 주로 다가온 올 추석에는 처음으로 대체휴일제가 실시 되지만, 이곳에서는 작업량이 많아 생산을 멈출 수 없는 상황입니다.
[인터뷰] 조성제 공장장/ 진열대전문생산 중소기업
“그날 그날 해야 하는 작업량이 있는데다가 명절을 앞두고 작업량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서 딱히 쉴 수 있다라는 것이 어려운 상황인 것 같아요.”
대체휴일은 추석과 설, 어린이날에 한해 다른 공휴일과 겹칠 경우 하루를 더 붙여 쉴 수 있게 한 법정공휴일입니다. 올해 추석은 연휴 첫 날인 9월 7일이 일요일과 겹쳐 연휴 끝 하루 뒤인 10일까지 공휴일이 됐습니다. 하지만 법정 공휴일은 원칙적으로 공무원들의 휴무일어서 민간 기업에서 반드시 쉬어야 할 의무는 없습니다. 이처럼 일괄적으로 적용되는 휴일은 아니기 때문에 납품 물량을 맞춰야 하는 중소기업 입장에서 대체휴일 적용은 쉽지 않습니다.
[인터뷰] 한득수 대표/ 진열대전문생산 중소기업
“(대체휴일을 하게 되면) 유급휴가로 처리를 해야 되는데 저희 같은 중소기업에서는 재정적 부담이 크고요. 또 하나는 발주량이 많기 때문에 5일을 그냥 놀기에는…”
최근 한국경영자총협회에서 추석 연휴 실태를 조사(전국 508개 기업대상)해 봤더니,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양극화가 여실히 드러났습니다. 대체 휴일을 포함해 5일 이상 쉬는 대기업은 70.3%로 나타난 반면 중소기업은 35.6%에 그쳤습니다. 기업 규모별 평균 휴무 일수는 대기업 4.8일, 중소기업 4.1일로 대기업이 약 하루를 더 쉬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중소기업연구원에 따르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월 평균 임금 격차는 지난 5년 간 70만 원 가까이 더 늘었습니다. (2008년 179만6,000원/ 2013년 244만원)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임금격차가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쉬는 것마저 양극화 되는 모습을 보여 중소기업 근로자들은 허탈하다는 반응입니다.
노동분야 전문가들은 대체 휴일이 처음 적용돼 일시적 혼선을 빚고 있지만 점차 일반적인 노동문화로 자리 잡을 것이라며, 휴일 양극화 현상이 고착화 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장진나 대표 노무사/ 노무법인 현율
“주 40시간제가 대기업에서 중소기업으로 확대 적용 됐던 것 처럼 점차 노동현장에서 (대체휴일이) 확산 적용될 것으로 보이고요. 좀 더 조기에 정착되기 위해서는 노동부라든지 관련 기관에서 적극적인 홍보를…”
[스탠딩]
대체휴일 적용 여부에 따라 사업장마다 연휴 기간이 차이가 나면서 추석을 앞둔 중소기업 근로자들의 박탈감이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서울경제TV 정훈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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