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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성 계열사 잇따라 법정관리/한일그룹 묘한 “웃음”
입력1997-03-11 00:00:00
수정
1997.03.11 00:00:00
문주용 기자
◎파견자 대부분 「관리인」 선정되자 고무/채권 이자지급률 추가 하락 기대까지/경영권 장기공백·사업차질 등 부담도지난 8일 우성그룹 계열사인 우성건설 등 4개 계열사의 법정관리개시에 이어 타이어, 모직도 법정관리기업에 추가될 것으로 알려지자 한일그룹(회장 김중원)은 연일 김용구 한일합섬사장 주재로 대책회의를 갖는 등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한일은 대책회의과정에서 법정관리 개시가 우성을 최종 인수하는데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며 오히려 「잘됐다」는 묘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마디로 「결코 불리하지 않은 우성의 법정관리 개시」라는 게 한일의 시각이다.
법정관리가 시작되면 법원에서 선임한 관리인이 채권자로부터 정리채권 등을 신고받아 정리계획안을 채권자와 협의작성한 후 법원으로부터 인가를 받아 제3자 인수 등 회사 정리를 추진하게 된다. 또 정리계획안이 법원으로부터 인가를 받지 못할 경우는 법정관리 절차가 정지돼 회사는 파산하기도 한다.
특히 제3자 인수방안이 확정되면 인수자는 채권에 대한 이자율뿐만아니라 원금상환까지 부담해야 된다.
한일이 이같은 상황에도 불구, 유리한 쪽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법원이 지난 8일 우성의 법정관리를 개시하면서 한일이 파견했던 인사를 보전관리인으로 그대로 선정한데 크게 고무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는 법원이 한일측의 우성에 대한 기득권을 그대로 인정, 앞으로 회사정리계획안에 한일측 입장을 적극 반영할 수 있는 여지를 확보했다는 의미라는 것이다.
한일은 따라서 정리계획안에서 인수조건을 지난 연말 한일과 채권단의 합의내용보다 오히려 유리하게 하고 추가 부담인 원금상환 부분에서도 자신들의 입장이 반영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실제 법원은 이와 관련, 『정상화 초기에는 이자율이 높으면 안된다』고 밝힌바 있어 인수초기에 지급이자율은 한일과 채권단이 지난 연말 합의했던 3.5%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이 충분하다. 또 정리계획안에 대해 채권단중 4분의 3만 동의를 받으면 되기 때문에 앞으로의 인수협상에서 불리하지 않다는 것.
이같은 점때문에 한일을 제외한 한화, 미원 등의 제3자 인수는 어렵지 않겠느냐는게 그룹주변의 전망이다. 더욱이 한일은 우성에 대해 지급보증 5천5백억원, 현금 2백억원 등과 1백명에 달하는 인력을 지원하는 등 「발을 깊숙히 들여놓은」 점도 제3자가 나서기 어려운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 한일은 이같은 점을 법원에 적극 전달, 「3자인수」카드의 가능성을 배제시킨다는 전략이다.
한일은 이밖에도 명분도 확보하는 부수적인 이익을 챙기고 있다. 지난해 우성인수과정에서 PK특혜설에 휘말렸던 한일은 법원의 법정관리절차에 따라 우성을 인수할 경우 법원이라는 중재자로부터 특혜설의 면죄부까지 얻어내는 셈이 된다.
하지만 한일측에서 불리한 점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법정관리를 조속히 해결하지 못할 경우 최고 20년이 걸리는 기간동안 경영권 행사를 못해 우성의 정상화에 차질을 빚는 것은 물론 그룹자원의 누수현상도 심해진다는 것이다. 특히 우성의 주력업체인 우성건설의 경우 법정관리중에서는 담보해지를 하지 못해 사실상 아파트를 분양할 수 없고 해외건설사업 수주에도 불리하게 된다.<문주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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