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부산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전권회의가 7일로 3주간의 대장정을 마친다. 우리나라는 이번 ITU 전권회의에서 최초의 고위 선출직을 배출하는 성과를 거뒀다. 아울러 한국이 처음으로 제안한 '사물인터넷 활성화' 의제가 ITU 전권회의에서 채택되는 성과를 거두며 글로벌 ICT 리더 중 하나로 부상한 것으로 분석된다.
7일 폐막하는 이번 전권회의에서 한국은 기대 이상의 실리를 챙겼다.
우선 이재섭 카이스트 박사를 ITU의 5대 핵심 요직 가운데 하나인 정보통신표준화(ITU-T) 총국장에 당선시킨 것이 가장 큰 소득으로 분석된다. 정보통신표준화 총국장은 미래 먹거리 사업인 사물인터넷은 물론 이동통신, 인터넷TV(IPTV) 등 각종 ICT 글로벌 표준에 대한 최종결정권을 쥐고 있어 한국이 관련 정책을 주도하는 데 좀 더 유리한 위치를 확보하게 됐다.
7번 연속 ITU 이사국에 선출된 것도 ITU 내 강화된 입지를 확인하는 기회가 됐다. 지난 회의에서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5위로 이사국에 선출됐지만 이번 회의에서는 중국에 이은 2위 국가로 훌쩍 뛰어올랐다.
사물인터넷, ICT 융합 등 한국 주도 의제들을 ITU 본회의에서 결의시킨 것은 ICT 정책 선두권 국가로 다가가는 중요한 걸음을 뗀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ICT 업계의 최대 화두인 사물인터넷 표준의 중심을 ITU가 잡게 된 것은 와이브로 등 좋은 기술을 개발하고도 국제 표준에 밀려 쓴맛을 본 한국 입장에서는 희소식이다.
이와 더불어 전권회의 전날 열린 ICT 장관회의에서 내놓은 부산선언문이 'Connect(연결) 2020'이라는 결의로까지 이어진 것은 예상치 못한 추가 수확이었다. 앞으로 ITU를 통한 글로벌 협력 활동에서 우리가 주요 역할을 할 수 있는 인적·물적 기반이 모두 갖춰진 셈이다.
김용수 ITU 전권회의 준비기획단장은 "이번 회의는 국가 이미지 제고뿐만 아니라 ICT 정책·외교 리더십을 펼쳐 나갈 구체적이고 지속 가능한 활동 기반을 조성한 것에 큰 의미가 있다"고 자평했다.
대외적으로는 자오허우린 현 ITU 사무차장이 중국인으로 첫 사무총장에 선출되면서 미국과 중국 간 글로벌 ICT 주도권 싸움의 본격화되는 'I2(Internet of 2) 시대'가 개막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중국은 사무총장 배출을 계기로 ITU 분담금을 늘리는 등 차이나 머니를 수면 위로 끌어올리겠다고 호언 한 반면 미국 등은 사무총장의 역할을 제한하는 의제를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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