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상승 영향으로 8월 수입물가가 4개월 만에 반등했다. 특히 유럽 재정위기 사태로 9월 들어 원ㆍ달러환율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수입물가 상승압력은 가중될 것으로 예상돼 소비자물가에도 큰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이 16일 내놓은 ‘8월 수출입 물가지수’에 따르면 8월 수입물가는 원유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이 떨어졌는데도 불구하고 원ㆍ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전월보다 0.5% 상승했다. 수입물가가 전월보다 오른 것은 지난 4월(0.7%) 이후 4개월 만에 처음이다. 전년동기에 비해서도 10.0% 오르며 7월(9.8%)보다 상승폭이 컸다. 환율상승을 고려하지 않은 계약통화 기준 수입물가는 전월대비 1.1% 하락했지만 원화기준으로는 상승 반전했다. 지난 8월 원ㆍ달러 평균환율은 1,073.2원으로 7월보다 1.3% 올랐다. 품목별로는 화학제품과 1차 철강제품ㆍ컴퓨터ㆍ영상음향ㆍ통신장비 등 중간재(1.0%)와 자본재(2.2%), 소비재(1.5%) 등이 줄줄이 올랐다. 자본재 수입가격이 크게 오른 것은 원ㆍ엔환율 상승으로 일본에서 수입하는 장비의 가격이 올랐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수입물가는 상향곡선을 그릴 가능성이 크다. 미국, 유럽연합(EU) 등 선진국들이 유럽사태 해결을 위해 다양한 지원방안을 내놓고 있지만 시장불안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9월 들어 원ㆍ달러환율은 1,100원대를 돌파했고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이 지속될 경우에는 추가상승이 불가피하다. 지난달 수출 물가 역시 원화가치 하락 영향으로 전월보다 1.3% 올랐다. 지난 3월(2.6%) 이후 5개월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한은 관계자는 “월초에는 환율이 다소 떨어졌지만 중순 들어 크게 오르면서 수출입물가도 덩달아 상승했다”며 “수입물가 상승은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상승압력으로 작용하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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