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 슈밋(사진) 구글 회장이 다음달 초 4년 만에 한국을 다시 방문한다. 이와 관련해 시장에서는 구글의 다음(Daum) 인수설이 제기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슈밋 회장은 오는 11월7일 전후로 방한해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과 신종균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 박종석 LG전자 MC사업본부장, 하성민 SK텔레콤 사장, 이석채 KT 회장과 각각 면담할 예정이다. 슈밋 회장의 방한 일정에는 청와대 예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슈밋 회장의 방한목적 및 각 사 최고경영자(CEO)들과의 사이에 어떤 논의가 오갈지는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들이 모바일 결제, 검색,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등에 관해 포괄적으로 논의하고 보다 진전된 협력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한편 슈밋 회장의 방한 목적으로 다음 인수를 위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지난 8월 다니엘 알레그레 구글 아태지역 대표가 다음을 방문한 것도 이러한 인수작업을 위한 사전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현재 다음의 최대 주주는 이재웅 다음 창업자로 15.59%의 지분을 갖고 있다. 이외에 미래에셋자산운용투자자문(10.62%), 삼성자산운용(8.03%), 국민연금공단(7.63%), KB자산운용 (7.49%), 알리안츠글로벌인베스터스자산운용(4.53%)순이다. 이 때문에 구글이 이 창업자의 지분을 매입할 경우 비교적 적은 지분으로 단번에 최대 주주가 될 수 있다. 무엇보다 구글은 국내 모바일 검색 시장 장악을 위해 다음이 꼭 필요하다. 9월 닐슨코리아클릭이 조사한 국내 모바일 검색 시장 점유율은 네이버(63%), 다음(19%), 구글(14%)순이다. 구글의 이러한 점유율은 1%에도 못 미치는 유선웹 점유율에 비해서는 확실히 높지만 문제는 모바일 검색 시장 점유율이 정체돼 있다는 데 있다. 안드로이드폰에 기본 탑재된 구글 검색창을 기반으로 스마트폰 시장 초기에는 무서운 성장세를 보였지만 이제는 힘에 부친다는 분석이다. 이외에도 구글은 국내 모바일 광고 시장에서 다음에 밀리고 있다. 다음의 모바일 광고 플랫폼인 '아담(Ad@m)'은 월 페이지뷰(PV)가 90억건에 달하지만 구글 '애드몹(Admob)'은 50억건에 불과하다. 다음은 모바일 광고와 관련해 1,700여개의 파트너사를 확보하고 있으며 유선웹 시장에서 형성된 두터운 영업망을 기반으로 구글과 격차를 더 벌리는 모양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스마트폰 시대가 본격화되기 전 구글의 한국시장 철수설이 심심찮게 나돌았지만 최근 모바일 시장에서의 약진을 기반으로 이러한 이야기가 쏙 들어갔다"며 "다만 최근 구글의 모바일 점유율 정체로 국내 포털의 벽을 넘지 못하는 형국이 다시 한번 연출되며 다음 인수에 관심을 갖는 것 같다"고 밝혔다. 한편 구글은 지난 3개월간 5억달러(한화 약5,500억원)를 들여 27개 기업을 인수했으며 다음의 현재 시가 총액은 1조8,000억원가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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