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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차병원 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성인 체세포를 복제한 줄기세포주를 확립하는 데 성공했다.
이동률 차병원 줄기세포연구소 교수는 17일 과천 미래창조과학부 청사에서 "차병원 줄기세포연구소 연구팀과 정영기 미국 차병원 줄기세포연구소 교수팀이 성인 체세포를 이용해 체세포복제 줄기세포주를 확립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체세포복제 줄기세포주는 지난해 미탈리포프 미국 오리건대 연구팀이 최초로 확립에 성공했다. 하지만 미탈리포프 연구팀은 태아와 신생아에서 얻은 세포주를 이용했기 때문에 실제 장성한 남자에게서 얻은 체세포를 이용한 기술은 차병원 연구팀이 최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줄기세포 분야 국제학술지인 셀스템셀(Cell Stem Cell) 인터넷판에 18일 게재됐다.
◇세계 최초, 성인 체세포 이용=체세포복제 줄기세포주는 인체의 모든 세포로 분화할 수 있고 유전형질도 완전히 일치하기 때문에 이를 치료에 응용할 경우 이미 기능을 잃어버린 신체기관도 초기 세포로 되돌릴 수 있다. 한마디로 각종 부작용 위험이 있는 면역 억제제를 사용할 필요가 없게 되는 것은 물론이다. 이번 연구가 난치병 치료제 개발에 획기적인 계기가 될 수도 있는 이유다.
이동률 차병원 줄기세포연구소 교수팀과 정영기 미국 차병원 줄기세포연구소 교수팀은 각각 75세와 35세 미국인 남성으로부터 피부 세포를 기증받아 이번 연구를 진행했다. 1차 연구에서 한 차례 실패한 뒤 2차 연구에서 4명의 건강한 여성으로부터 77개의 난자를 기증받아 난자의 유전물질을 제거하고 5개의 포배기 배아를 생산(6.5%), 2개의 줄기세포주를 확립(2.6%)했다.
이후 염색체 검사와 유전자 분석을 통해 이 줄기세포주가 본래 체세포에서 유래된 정상 체세포 복제 줄기세포주임을 확인하는 데 성공했다. 차병원의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의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과 성광의료재단의 줄기세포연구지원사업의 도움으로 수행됐다.
특히 지난해 태아에서 얻은 체세포로 세계 최초 복제 줄기세포 확립에 성공한 미탈리포프 미국 오리건대 연구팀과 달리 실제 환자 신체 특성에 가까운 성인 남성의 체세포로 연구를 성공시켰다는 점에서 한층 진일보한 기술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이 교수는 "미탈리포프 연구팀의 경우 아직 성인 세포로 줄기세포주를 확립하지 못하고 있는데 우리는 그쪽에서 성공하지 못한 성체, 특히 남성 체세포로 연구를 해봐야겠다고 판단했다"고 소개했다.
◇난치병 환자, 손쉽게 고치는 약 개발=차병원 측은 이번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난치병 환자도 본인에 맞는 세포 치료제를 아스피린처럼 손쉽게 얻을 수 있는 시대를 열고 싶다는 포부를 나타냈다. 특히 차병원은 현재 임상시험 중인 배아줄기세포주를 활용한 치료제도 개발한 경험이 있어 체세포복제 줄기세포주를 활용한 각종 치료제도 자체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했다.
아울러 난자에서 제핵(핵 제거)하는 방법, 난자를 활성화하는 방법과 시간, 여기에 첨가하는 배양액과 첨가물질, 줄기세포 분리 방법 등 대부분의 연구과정에 대해 국제 특허를 신청하는 중이어서 상용화에까지 성공할 경우 경제적 이득도 매우 클 것으로예상된다.
이 교수는 "미탈리포프 연구팀이 먼저 줄기세포주를 확립했으나 특허 부분에서는 크게 선점당한 게 없다"며 "지금 신청했거나 신청하고 있는 특허는 매우 방대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게다가 미탈리포프 교수팀은 치료제 개발 경험이 없으나 우린 이미 해본 경험이 있어 그만큼 더 앞서 나간다고 볼 수 있다"며 "치료제를 내놓게 되면 효능과 인체 유해 여부에 대해 1년여간 임상 시험한 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신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아울러 과거 황우석 박사 사태에 따른 줄기세포주 연구에 대한 국민적 불신에 관해서도 자신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우리 연구와 과거 황 박사가 했던 연구와 기술적인 차이는 크게 없지만 당시 황 박사는 공여 체세포와 줄기세포주 간의 유전자 일치, 난자 공여자와 줄기세포주 간의 미토콘드리아 유전자 일치라는 두 가지 사항을 만족하지 못했다"며 "우리가 얻은 줄기세포주와 데이터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고 자부했다.
◇용어설명
△체세포복제 줄기세포주=기존 배아와 달리 체세포 핵이 치환돼 만들어진 포배기 배아에서 나온 줄기세포. 우리 몸의 모든 세포로 분화가 가능하며 체세포와 유전형질이 100% 일치하기 때문에 면역 거부반응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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