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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로에선 한국경제/양수길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로터리)

우리나라가 과거의 건실한 경제성장을 지속해서 2020년께에는 스페인, 캐나다, 영국 등을 제치고 세계 제7대경제국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한국개발연구원이 전망한 것이 불과 반년전이다. 그런데 어느새 우리는 자칫하면 현재의 제11위자리도 지켜나가지 못하게 될까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처지에 놓이고 말았다.지금 한국경제는 심각한 병을 앓고 있다. 병명은 동맥경화증이다. 이것이 방치될 경우 우리 경제는 각종 장애를 보이는 가운데 사람의 뇌출혈이나 심장마비에 해당하는 위기를 겪게 될 것이다. 아니 실은 지금 바로 이와 같은 위기를 겪고 있는 것이다. 한국경제가 앓고 있는 동맥경화증의 한 증상은 체질화된 물가불안이다. 한때 10%에 육박하던 물가상승률이 크게 하락하기는 했으나 지금도 강력한 억제정책을 조금이라도 풀면 5%이상으로 뛰어오를 형세다. 물론 이보다 더 심각한 현상은 국제수지에 나타나고 있다. 작년에는 경상수지 적자가 2백40억달러라는 엄청난 규모에 달했는데 올해에는 과연 얼마나 그 이하로 억제될 수 있을는지 예측 불허다. 왜 동맥경화증이라고 할 수 있는가. 그것은 이와 같은 증상들의 주원인이 세계적으로 높은 노동비용과 금융비용에 있으며, 이러한 고비용현상이 노동시장과 금융시장 등 이른바 생산요소시장의 경직성에 그 원인이 있기 때문이다. 인체의 동맥이 경화되듯 국가경제에 있어서 인체의 동맥에 해당되는 생산요소시장이 경직되어 있다는 말이다. 지금 우리의 당면과제는 이와같은 동맥경화증을 치유하는 데에 있다. 그 처방은 노동시장의 유연성 확보와 금융산업의 획기적인 규제완화와 같은 구조개혁을 통해 시장기능을 제고하는 데에 있다. 50년대와 60년대에 걸쳐서 경제적 번영을 구가하던 유럽이 이와같은 동맥경화증에 걸려 70년대와 80년대에 접어들어 경제의 정체와 10%를 크게 상회하는 높은 실업률을 겪지 않을 수 없었다. 유럽의 국가중 영국은 여걸 대처수상의 영도하에 결단력있는 구조개혁 조치를 통해 동맥경화증을 극복하였고, 반면 프랑스는 미테랑이 주도하는 사회당 정권하에 이러한 구조개혁을 계속 미루어 온 끝에 아직도 13%를 상회하는 높은 실업률을 탈피하지 못하고 있다. 기로에 선 한국경제, 과연 어느 길을 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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