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당초 연말로 계획한 2조원 이상의 해외 헤지펀드 투자 시기를 3·4분기 내로 앞당기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홍완선 기금운용본부장은 해외증권실장을 대동하고 지난 4월 말에서 5월 초까지 미국 뉴욕과 보스턴·샌프란시스코 등을 방문해 헤지펀드 운용사를 접촉하는 등 사전 조사활동을 벌이며 헤지펀드 투자에 의욕을 보였다. 국민연금은 위탁수수료 절감을 위해 국내 자산운용사를 배제한 채 재간접 헤지펀드 운용역량이 뛰어난 해외 운용사에 직접 자금을 맡기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헤지펀드는 롱쇼트, 기업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시장흐름과 관계없이 절대수익을 추구하지만 투기적 성격이 있어 투자위험이 높은 편이다. 국민연금은 일단 재간접 방식으로 다수의 헤지펀드를 모아 만든 펀드에 투자해 위험을 줄인다는 복안이다. 국민연금은 기금자산이 지난해 말 470조원에서 1년 사이 60조원 넘게 증가해 연말 533조원에 달하고 충분한 수익을 올릴 만한 투자처를 찾기 어려워짐에 따라 헤지펀드에 대한 투자를 결정했다.
국민연금이 올해 신규 집행할 부동산, 사모펀드(PEF) 등 대체투자 자금만 10조원이 넘어설 전망이어서 헤지펀드 투자액이 2조원에서 최대 2조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일각에서는 헤지펀드 투자에 기금운용본부가 적극 나서는 데 대해 홍 본부장의 '마지막 꿈'과 연관 짓고 있다. 오는 11월 임기가 끝나는 홍 본부장이 재임 중 사상 최초로 헤지펀드 투자를 이끌어 연임의 디딤돌을 만들고 임기가 1년 늘어나면 투자 성과도 기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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