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의 '황금주파수'(밴드플랜2의 D2) 확보를 막고 C블록을 놓고 경쟁하던 SK텔레콤을 누르기 위해 막판 대담한 도박을 걸었으나 아쉽게 통하지 않은 셈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미래창조과학부는 지난달 30일까지 50라운드에 걸친 1단계 오름입찰 방식의 경매에서 승부가 나지 않자 곧 2단계인 밀봉입찰을 진행했다.
단 한차례 입찰로 승부를 결정짓는 이 경매는 결과적으로 밴드플랜2의 승리로 종료됐지만 그 과정은 예상과는 달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 이유는 시장 예상을 뛰어넘은 LG유플러스의 승부수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주파수 경매가 밀봉입찰로 넘어가자 밴드플랜2의 승리를 점치는 관측이 많았다.
KT가 기존 주파수에 인접해 있어 '황금 주파수 대역'으로 불린 D2블록(1.8㎓대역 15㎒폭)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는데다 자금력 면에서 최고 평가를 받는 SK텔레콤도 밴드플랜2로 넘어갔기 때문이다.
LG유플러스와 함께 반(反) KT 대결구도를 형성했던 SK텔레콤은 1단계 경매 후반부 부터는 밴드플랜2로 갈아탔다.
LG유플러스 입장에서는 밴드플랜1의 C블록을 확보하는 것이 최상의 시나리오지만 자금력 면에서 이런 시나리오를 밀어붙이기 어려울 것으로 시장에서는 전망했다.
그러나 실제 LG유플러스는 밀봉입찰에서 밴드플랜1 C1에 1조2천700억원의 막대한 금액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이 금액을 제시했다면 이는 밀봉입찰에 낸 이통 3사의 금액 가운데 가장 높은 것이다.
LG유플러스가 자사만 단독입찰할 수 있는 C1에 이처럼 큰 금액을 낸 것은 밴드플랜1을 승자로 만들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2개의 밴드플랜 가운데 높은 금액이 낙찰되는 구조를 감안, 밴드플랜2를 입찰할 SK텔레콤과 KT의 금액보다 많은 금액을 제시하는 전략을 구사한 것이다.
LG유플러스는 이런 승부수를 위해 그룹 차원의 양해까지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LTE 시장에서 공격적인 행보를 계속해온 LG 유플러스가 LTE 주파수 경매에서도 공세적인 전략을 그대로 가져간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실제로는 SK텔레콤과 KT가 입찰한 밴드플랜2의 입찰액이 191억원 더 높아 LG유플러스의 승부수는 성공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SK텔레콤은 C2블록에 1조원을 써내려다 최종적으로 1조500억원으로 입찰액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SK텔레콤이 1조원을 냈다면 LG유플러스의 승부수대로 밴드플랜1이 승리할 수 있었던 셈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LG유플러스는 그 정도 금액이면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확신했던 것 같다"고 전했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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