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의 올해 핵심 경영 키워드는 '호시우보(虎視牛步)'다. '호랑이와 같은 예리한 시각으로 변화에 주목하고, 신중한 투자와 노력으로 경쟁력을 확보하자'는 뜻. '새로운 50주년을 준비하는 자세로 오는 2015년 창립 50주년을 맞이한다'는 각오가 담겼다.
단기 목표 달성에 치중하기보다는 미래 지향적인 시각에서 꾸준히 연구개발(R&D)에 나서 세계 일류 상품을 개발함으로써 국내를 넘어 글로벌 1위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전략이다.
세계 속의 농심으로 우뚝 선다는 청사진의 한 가운데에는 라면 사업이 자리하고 있다. 특히 라면 사업 부문을 국내가 아닌 세계 최고 수준으로 키워간다는 목표는 간판 상품인 '신라면'이 있기에 가능한 스토리다.
신라면은 농심이 '깊은 맛과 매운 맛이 조화를 이룬 얼큰한 라면'이란 콘셉트로 1986년 첫 선을 보인 역작으로 출시 이후 지난해까지 총 230억 개가 팔렸다. 이는 일렬로 세울 경우 지구를 약 105바퀴나 돌 수 있는 양이다.
농심은 신라면 판매국가를 기존 88개국에서 100개국으로 늘려 국내 단일 식품 브랜드로는 최초로 수출 100개국 돌파라는 금자탑을 쌓는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농심은 아프리카와 남아시아 등 국가를 대상으로 '신(辛)세계'를 넓혀갈 해외시장개척팀을 올 1월 신설했다. 또 신라면을 비롯한 신라면블랙, 너구리, 짜파게티 등 제품의 수출을 늘리기 위해 호주법인도 세웠다.
수출량 확대는 해외법인이 있는 미국과 중국, 일본 등도 마찬가지로 미국 법인의 경우 생산거점이 있는 로스앤젤레스(LA)를 중심으로 뉴욕과 워싱턴, 토론토 등으로 판매거점을 넓혀나갈 계획이다. 또 멕시코와 브라질 등 중남미에 대한 수출도 확대한다.
중국 법인에서는 동북 3성과 서부 내륙의 서안, 성도, 중경 지역에 대한 공략에 나서며 일본 법인도 기존 대도시 중심에서 시코쿠, 나고야 등으로 지점을 확대하고, 판매조직을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농심 관계자는 "신라면은 이웃나라인 일본과 중국은 물론 스위스 융프라우 정상과 중동, 네팔의 히말라야, 지구 최남단 칠레 푼타 아레나스까지 세계 곳곳에서 팔리고 있어 지구의 머리(융프라우)와 허리(히말라야), 다리(푼타아레나스)를 잇는다는 뜻의 '신라면 로드'란 말마저 나왔다"며 "해외 교포나 관광객들 사이에서 신라면은 '식품업계의 반도체'로 불리는 대표적 수출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수출지역은 100개국 이상으로 늘리는 게 목표"라며 "적극적인 해외 판매망 확대와 함께 브라질 월드컵 등 스포츠 이벤트를 활용한 마케팅으로 신라면을 국내외 최고 라면 브랜드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신라면에 버금가는 파워 브랜드를 육성한다는 부분도 농심이 또 한 번의 성장을 위해 집중하고 있는 분야 가운데 하나다. 전략적 마케팅으로 신라면블랙과 육개장 브랜드 등을 육성해 연 매출 1,000억원의 파워브랜드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또 신라면을 비롯한 안성탕면, 너구리, 짜파게티 등 주력 제품도 소비자 이슈를 이끌어 내 시장 우위를 지켜낸다는 방침이다. 신제품 출시도 농심이 신경 쓰는 분야 가운데 하나로 지난 3월 물냉면과 비빔냉면의 장점을 합친 '태풍냉면'을 선보였다.
오는 상반기 내에도 국내 시장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전혀 새로운 개념의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또 다른 농심 관계자는 "국내 라면시장 매출 1위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해 나가기 위해 △전략 제품의 육성 △주력제품의 시장 지배력 강화 △혁신 제품을 통한 시장 창출 등에 적극 나설 계획"이라며 "올해로 출시 30년을 맞은 짜파게티의 판매를 더욱 늘리기 위해 모디슈머 트렌트를 적극 활용해 나간다는 점도 이와 일맥상통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최근 들어 시장 규모가 점차 커지고 있는 비빔면에 대해서도 마케팅을 강화해 나간다"며 "주력제품의 시장 지배력 강화와 새롭게 커가는 제품의 전략적 육성, 태풍냉면과 같은 혁신적인 제품을 시장에 선보이는 게 올해 농심이 세운 핵심 전략"이라고 덧붙였다.
미래 신 성장동력 '백두산 백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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