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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이 19일 내놓은 '데이터 중심 요금제'는 월 3만원가량에 유무선 음성통화와 문자가 무제한으로 제공된다. 최근 출시된 KT·LG유플러스 요금제와 비슷하기는 하지만 중고가 요금제를 채택할 경우 요금은 소폭 높지만 데이터 제공 용량이 커지는 점이 특징이다.
SK텔레콤이 제시한 데이터 요금제는 2만9,900원(부가세 포함 시 3만2,890원, 이하 부가세 제외)부터 시작한다. 다른 이동통신사와의 차이점은 휴대폰과의 통화(무선)뿐 아니라 유선과의 통화도 무제한으로 제공한다는 점이다. SK텔레콤은 집 전화와 사무실 전화로 거는 유선통화도 무제한이라는 점을 마케팅 포인트로 내세운다. 3만6,000원대 요금제 이상부터는 경쟁사보다 요금을 조금 높이는 대신 데이터 제공량을 소폭 늘렸다. 예컨대 KT의 경우 3만4,900원에 데이터는 1GB이지만 SK텔레콤은 3만6,000원에 1.2GB의 데이터를 준다. 4만원대 요금제도 마찬가지다. 이는 SK텔레콤의 수익을 가늠하는 가입자당 매출(ARPU)의 특성 때문이다. SK텔레콤은 KT보다 ARPU가 다소 높고 음성을 많이 쓰는 가입자가 많아 데이터 중심 요금제로 전환할 경우 경쟁사에 비해 수익 감소폭이 클 것으로 예상됐다. 따라서 ARPU의 하락을 최소화하기 위해 데이터를 조금 더 주면서 요금을 다소 높게 책정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3만~4만원대 요금제는 3만원대 중반인 SK텔레콤의 ARPU를 좌우할 핵심 요금 구간이다.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제공하는 구간도 SK텔레콤이 경쟁사에 비해 다소 높다. KT와 LG유플러스는 5만9,900원부터 사실상의 데이터 무제한인 반면 SK텔레콤은 6만1,000원부터다. 기본 제공량을 다 쓰면 매일 2GB씩 추가 데이터가 주어지고 이마저 소진하면 3Mbps로 속도제한이 가해진다는 점도 같다.
SK텔레콤은 데이터 중심 요금제 가입 고객에게 2만~4만원대 요금제에서 모바일 IPTV인 Btv의 60개 채널 시청권을 공짜로 제공한다는 마케팅도 내세웠다. 하지만 Btv의 60개 채널은 현재도 공짜로 제공되고 있다. 또 Btv 자체는 공짜지만 시청을 위한 데이터는 유료다. 1~3GB의 데이터로는 Btv를 마음껏 즐기기에는 부족하다는 얘기다. 또 인기채널인 tvN이나 Mnet은 제외돼 있다. 인기채널을 포함해 80여개 채널을 제공하는 Btv 서비스를 즐기려면 5만원대 이상 요금제에 가입해야 한다.
Btv뿐 아니라 포인트 적립 등 각종 부가혜택도 고가 요금제에 집중돼 있다. 최신 영화 20여편, 베스트셀러 도서 30여권, 인기만화 20여종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T프리미엄플러스' 혜택은 5만1,000원 이상 요금제에만 해당되며 OK캐쉬백 적립(5~15%), 분실 및 파혼 보험, VIP멤버십은 데이터 무제한인 8만원 이상 요금제 가입자에게만 제공된다. 동영상을 많이 보는 고객이 데이터를 무제한 제공하는 고가 요금제에 가입하도록 유도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SK텔레콤은 데이터가 부족하면 무료로 보충하고 남으면 가족과 지인에게 선물할 수 있는 데이터 '자유자재' 프로그램도 선보였다. KT의 데이터 '밀당' 서비스와 유사한 것이다. 데이터 무료 충전인 '리필 서비스'의 경우 기존에는 2년 이상 장기 고객에게 기본 제공 데이터와 동일한 양의 데이터를 제공했으나 오는 11월19일까지 데이터 중심 요금제에 가입만 하면 동일한 혜택을 준다. 데이터 '선물하기'는 자신의 데이터 기본 제공량을 가족 및 지인에게 무료로 선물하는 서비스로 1회에 1GB, 월 2회 이용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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