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브랜드 MCM이 실적이 부진한 국내 백화점 매장 정리 수순에 들어간다. 재무구조 개선을 통해 강점을 보이고 있는 면세점 사업을 강화하는 등 글로벌 브랜드 이미지를 더욱 제고한다는 전략이다.
2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성주그룹이 운영하는 MCM은 매출이 나오지 않는 국내 백화점 매장을 정리하기로 하고 각 백화점과 철수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최근 몇 년간 주요 백화점에서 로고 브랜드의 이미지 하락과 경기 불황 등으로 MCM의 판매 실적이 악화되자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명품 이미지를 강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중국인이 가장 선호하는 국내 브랜드로 꼽히는 MCM은 백화점 등 국내 일반 매장 매출은 갈수록 하락하고 있는 반면 국내 면세점과 중국에서는 세 자릿수로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
MCM은 현재 30여개국 280여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 중 백화점 등 국내 매장(70여개)이 가장 많고 중국 매장(30여개)이 두 번째로 비중이 크다.
A백화점의 경우 MCM 매출 신장률은 2011년 12% 였지만 지난해부터 -6%로 마이너스 성장세로 돌아서더니 올해 1~8월까지 -11% 신장률을 기록했다. B백화점의 상황도 마찬가지. 2011년 19.6%에 달했던 매출은 이듬해 1.7%로 줄더니 올해는 -5.1%로 곤두박질 쳤다. C백화점 역시 매출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감소세로 돌아서 올해 신장률은 -7% 대에 이른다.
반면 면세점은 중국인 매출에 힘입어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A면세점에서 MCM은 지난해 140%, 올해 300%의 매출 신장률을 자랑한다. B면세점 역시 매출이 2배 증가했다.
지난해까지 백화점에서 대량의 재고 판매 행사를 펼쳐 온 MCM은 올해부터 브랜드 이미지 관리를 위해 이월상품 행사 등 할인 행사를 줄이고 명품화에 신경을 부쩍 써 왔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그나마 행사로 실적을 관리해 왔지만 이마저도 없자 올 들어 실적은 더욱 악화됐다”고 귀띔했다.
이처럼 국내 백화점 실적이 부진하자 추락하는 브랜드 이미지를 지키기 위해서 MCM은 백화점 측에 실적이 부진한 매장들을 정리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관련 절차를 협의 중이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31개 점포 가운데 8개 점을 내년까지 단계적으로 철수하기로 가닥을 잡고 있다. 대신 이면 계약으로 롯데와 중국 현지 백화점 입점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백화점 측에는 추후 4개 매장을 접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고 신세계, 갤러리아 등과는 효율화 방안을 논의 중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MCM이 1층 단독 매장(박스 매장)을 요구하지만 백화점으로선 실적이 좋지 않으면 그렇게 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시그니처 로고 백의 국내 대표주자인 MCM은 2005년 성주그룹에 인수된 후 매년 두 자릿수 성장세를 거듭하다 지난해 역해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세로 돌아섰다. 구태의연한 ‘로고 플레이’로 소비자들의 감성을 읽지 못한 데다 최근 경기 불황으로 가격 대비 품질에 민감해진 소비자들이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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