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번호 79번, 원소기호 Au. 공기나 물에 의해 부식되지 않고 유지되는 속성이 강한 금속. 바로 금이다. 금이 전 세계적으로 보급된 것은 로마의 아우구스투스 황제가 금화를 공식 통화로 사용하면서부터다. 중세시대에는 '플로린'이란 금화가 유럽의 사실상 통화 역할을 하면서 금에 대한 수요를 폭발시켰다. 근대적 의미에서 금은 1816년 영국이 '금본위제도'를 채택하면서 화폐로서 확실하게 자리 잡아 교환가치 척도의 대명사가 됐다.
1970년대 이후 금은 크게 두 번의 버블이 있었다. 그 첫 번째는 1980년 1월에 이란혁명, 오일쇼크,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 등 지정학정 요인에 힘입어 2년 만에 5배가 넘는 1,119달러(온스당)까지 치솟은 것이다. 두 번째는 2001년 250달러 수준이던 금값이 딱 10년 만인 2011년 9월 1,895달러까지 7배 이상 상승한 일이다. 경기 상승에 원자재 상승 사이클, 통화 팽창, 신흥국의 수요 증가, 안전자산 선호 현상 등이 복합적으로 나타난 결과였다.
그러나 지난해 12월부터 과도한 금값 상승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33% 이상 수직 하락하기도 했다.
그러던 금이 최근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 우선 예상치 못했던 지정학적 리스크다. 중동 지역을 중심으로 전운이 감돌면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촉발되는 양상이다. 여기에 최근 발표된 세계 금 위원회의 금 수급 통계는 여전히 금이 초과 수요 상태에 있음을 보여준다.
올해 2ㆍ4분기 귀금속으로서의 금에 대한 수요는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37%나 증가했고 골드바나 금화에 대한 수요는 78% 증가했다. 물론 상장지수펀드(ETF)와 같은 투자상품의 경우 가격 하락으로 크게 줄었고 산업용 수요도 미진했으나 소비자 수요는 53%나 증가했다.
특히 금 선호국인 중국(87%)ㆍ인도(71%) 등 신흥국의 금 수요는 매우 크게 증가했다. 이러한 금 수요의 증가는 사실 지난해 말 이후 진행돼온 금가격 하락에 영향을 받은 바가 크다. 즉 금가격 하락 자체가 금 수요 증가로 이어져 금값 상승의 주요 동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금의 현물투자는 쉽지 않다. 높은 가격 장벽이 그렇고 순도 등 품질 문제가 걸림돌이다. 그렇다면 오히려 금 ETF에 투자해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미국에 상장된 대표 골드 ETF인 SPDR Gold Shares(GLD.US)는 세계 최대의 금 보유량과 시가총액ㆍ거래량을 가진 종목이다. 만약 금 관련 기업에 직접투자하고 싶다면 세계 최대의 금 기업인 배릭골드(ABX.US)나 골드코프(GG.US)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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