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률이 오르기만 하면 환매행렬로 이어졌던 중국 펀드의 체질이 바뀌고 있다. 중국 상하이거래소와 홍콩거래소 간 교차매매가 허용되는 후강퉁 시행을 앞두고 상하이 A주에 대한 시장기대감에 중국 펀드로 자금이 들어오고 있다.
9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올해 들어 중국 펀드에서 빠져나간 자금은 1조4,689억원이다. 지난해에도 2조4,000억원 이상의 자금이 유출되는 등 매년 중국 펀드에서 대규모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 지난 2007년 중국 펀드 호황기에 판매된 펀드 중 일부분은 아직도 최대 40% 이상의 손실률을 보이고 있어 수익률이 일정 부분 회복되면 환매로 이어지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이러한 움직임에 변화가 생기고 있다. '삼성중국본토중소형FOCUS자H[주식]A'의 경우 올해 들어 697억원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에셋플러스차이나리치투게더자1(주식)Class C'에는 652억원, '피델리티차이나컨슈머자(주식-재간접)종류A'에도 479억원의 자금이 들어왔다. '신한BNPP차이나본토자1(H)[주식](종류A1)'의 경우 올해 20억원의 순유출이 있었지만 9월에는 113억원, 10월에는 단 5일 만에 94억원의 자금이 유입되며 순유출 규모를 줄이고 있다. 이외에도 'KB중국본토A주펀드'는 지난달 200억원의 기관 자금이 신규로 들어왔다.
시장에서는 후강퉁 시행을 앞두고 중국 본토에 투자하는 펀드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자금 방향성이 환매에서 투자로 바뀌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최근 자금이 유입되는 중국 펀드들 대부분이 2010년 이후 설정된 중국본토A주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올해 일반 중국주식펀드에서는 1조2,922억원이 빠져나간 반면 중국 본토에 투자하는 펀드에서는 1,341억원만 순유출됐다.
김수혁 KB자산운용 해외운용본부 매니저는 "후강퉁 시행을 앞두고 A주는 신규자금 유입에 대한 기대감에 큰 폭으로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H주 시장에 비해 저평가돼 있는 중국본토A주 시장에 기관과 일반 투자자들의 자금도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움직임에 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들도 중국A주에 투자하는 상품을 적극 추천하고 있다. 김홍배 삼성증권 삼성타운 지점장은 "최대 소비 시장인 중국 본토에 헬스·인터넷·보험 등 저평가된 기업들이 많다"며 "이러한 중국 본토 기업에 투자하는 상품의 비중을 높이는 것도 바람직한 투자 대안"이라고 설명했다.
운용사들도 높아진 중국 펀드 관심에 새로운 상품을 준비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H주와 A주의 투자 비중을 시장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조정해 운용하는 상품을 이달 출시 목표로 준비하고 있고 다른 운용사들도 중국 본토 중소형주와 채권에 투자하는 상품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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