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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한 국내 펀드 투자자

금융위기 우려 나오기전 인도 등 신흥국서 돈 빼 북미·유럽·일본으로 옮겨<br>이머징마켓 위기 고조로 자금 이탈 더 뚜렷해질 듯


발 빠른 국내 펀드 투자자들이 이머징 마켓의 금융위기 우려가 나오기 전부터 이미 이머징 마켓에서 자금을 빼 선진국으로 옮긴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월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이 제기된 직후 상당수 자금이 선진국으로 이동한 것으로 아시아 신흥국의 금융위기감이 커지면서 돈의 이동은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2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5월 5,045억원에 달했던 인도펀드 설정액은 최근 4,796억원으로 5% 감소했다. 인도네시아ㆍ말레이시아ㆍ태국 등 아시아 신흥시장에 투자하는 펀드 설정액도 5월말 3,662억원에서 현재 3,028억원으로 17.4% 가량 감소했다. 브릭스펀드 역시 설정액이 5월말 3조5,725억원에 달했지만 현재 3조3,374억원으로 6.6% 줄었다. 홍콩에 투자하는 펀드설정액도 9조4,161억원에서 8조9,986억원으로 4.5% 가량 줄었고, 중국 펀드설정액도 2조7,769억원에서 2조5,558억원으로 8% 감소했다.

반면 선진국으로의 펀드자금 유입은 대폭 늘었다. 북미펀드 설정액은 2,297억원에서 3,210억원으로 39.7% 증가했고, 유럽펀드 설정액도 1,628억원에서 2,063억원으로 26% 늘었다. 일본펀드 설정금액은 올해 1월 3,600억원에서 현재 5,443억원으로 무려 51% 급증했다.

앞으로 이머징 마켓에서의 자금 이탈은 더욱 뚜렷해질 전망이다. 인도의 루피화가 폭등하는 등 금융시장의 위기감이 고조된 데다 인도네시아ㆍ태국ㆍ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신흥시장에서 위기가 발생하리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김진곤 우리투자증권 프리미어블루 강북센터 상무는 "지난 5월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양적완화를 축소할 것이라는 발언을 한 이후로 이머징 마켓에서의 자금 이탈은 이미 시작됐다"며 "아시아 신흥국가들에서 금융ㆍ외환위기가 발생할 수 있어 위험자산을 정리하는 추세가 더욱 강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유럽 등 선진국으로의 자금 이동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경민 KDB대우증권 PB클래스 갤러리아 이사는 "최근 이머징 시장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유럽ㆍ미국 등 선진국에 대한 투자 문의가 증가하고 있다"며 "유럽은 몇 년간 재정위기로 인해 투자자의 관심이 적었는데 이머징 시장에서 빠져 나온 돈들이 안전한 투자처를 찾아 이동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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