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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현재 우리 경제가 처한 상황을 '선택지 없는 외나무다리'라고 빗대며 강도 높은 구조개혁을 주문했다.
최 경제부총리는 2일 기재부 시무식 신년사를 통해 "미취업 청년들이 스스로 '잉여'라고 부르고, 근로자 셋 중 하나는 비정규직이고, 베이비붐 세대는 바늘 하나 꽂을 데 없을 만큼 레드오션인 '치킨창업'으로 달려가는 고장 난 현실을 두고 볼 수만은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 경제부총리가 내린 현실진단은 그 어느 때보다 어두웠다. 그는 "지금 우리 사회는 마치 200년 전 다산 정약용 선생이 경세유표(經世遺表)에서 '터럭만큼 병이 아닌 것이 없다'며 국가 대개혁을 외칠 때의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경직되고 이중적인 노동시장, 대·중소기업 간 불균형,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노동력 감소, 제조업의 경쟁력 저하, 금융 보신주의 등 우리 사회의 '적폐(積弊)'를 하나하나 지목하며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시대 과제를 회피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최 경제부총리는 무엇보다 직원들에게 투철한 소명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개혁은 외부에서 강요된 개혁이었던 외환위기와 달리 우리 스스로 합의를 통해 선제적으로 희망을 설계하는 작업"이라며 "개혁이 없으며 일자리도, 성장도, 복지도 불가능하다"고 역설했다. 특히 설득력 있는 대안을 만들어가기 위해 고정관념을 깨는 창의적 태도와 국민의 의견을 다양하게 수렴하는 열린 태도를 주문했다.
최 경제부총리는 마지막으로 "올해는 무리를 지어 서로 의지하고 사는 대표적 동물인 양의 해"라며 "함께 오래, 멀리 갈 수 있는 구조개혁을 통해 30년 번영의 기틀을 마련하는 한 해를 만들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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