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북경 남북 대표회담] 이모저모-2
입력1998-04-11 00:00:00
수정
1998.04.11 00:00:00
회담은 오후 3시(현지시간) 열릴 예정이었으나 북측 대표단이2시55분께 도착, 회담장에서 기다리고 있던 우리 대표단에 돌연회담을 1시간 연기하자고 통보해 한때 회담에 차질이 빚어지는것 아니냐는 관측이 대두됐다.회담이 지연되자 오후 3시25분께 우리측 대표 손인교 서영교통일부국장과 북측대표단 일원인 김성림 광명성경제연합회 실장,이치훈 중국 주재 대표부 대표는 차이나 호텔 1층 커피숍에서실무접촉을 가졌다.
이어 회담이 시작되자 정차관은 "오랜만입니다"라고 인사하며악수를 건넸고 전단장도 "반갑습니다"라고 화답했다.
양측은 회담장 입구에서 바라볼 때 오른쪽에 남측 대표단이앉고, 왼쪽에 북측대표단이 자리를 했으며 5명씩의 대표단외에4명의 수행원을 회담에 배석시켜 회담을 진행했다.
정차관과 전단장 등 양측 대표들은 약 15분동안 공개된 자리에서다소 부드러운 표정으로 인사말을 겸해 양측의 입장을 짐작케하는 대화들을 주고 받았다.
먼저 정차관이 회담을 1시간 늦춘 이유를 묻자 전단장은 "오해에서빚어진 일"이라며 "우리는 관례에 따라 회담전 실무접촉을 오후3시에 하는 것으로 알았다"고 설명한뒤 "양해해달라"고 사과했다.
이어 정차관이 "평양에 꽃이 많이 폈느냐"고 묻자 전단장은"예년같으면 4월이돼서야 꽃이 피는데 올해는 3월 중순부터 꽃이폈다"며 "예년보다 보름에서 20일가량 일찍 꽃이 폈다"고 답했다.
정차관도 "서울에도 평소같으면 벚꽃이 4월19일쯤 절정에 달하는데우리가 서울을 떠날때 눈이 내린 것처럼 벚꽃이 폈다"며 "계절이빨리 온 것처럼, 남북관계도 빨리 좋은 쪽으로 발전했으면 좋겠다"고기대를 표시했다.
전단장은 "북남관계가 불행하게도 문민정권 시기에 공백이 생겨침체기에 있었다"면서 "다행히 이렇게 만난 만큼 지난 5년의허송을 회복해 북남관계를 새롭게 전환시키는 계기로 만들자"며적극적인 자세를 보였다.
양측 대표들은 베이징 회담을 좋게 발전시키자는 의지를 `옥동자'순산에 비유, 정차관이 "(남북관계가) 그동안 유산되다가 모처럼수태가 됐으니 쌍동이를 낳도록하자"고 말하자, 전단장은 "삼태자가나왔으면 좋겠다"고 응수했다.
전단장은 오는 15일이 김일성의 생일임을 상기시키며 "이번회담에서 북조선의 명절인 `태양절'에 앞서 풍만한 결실을 맺어,민족에게 선물을 안겼으면 좋겠다"면서 "5천년 역사동안 단일민족혈통을 유지하다가 우리 대에 와서 50년간 장벽아닌 장벽인 국경선을치고, 총을 겨누는 것은 역사의 역행"이라고 말했다.
정차관이 이어 김대중대통령이 대북정책 최우선 과제로 이산가족문제를 강조하고 있다고 소개하자 전단장은 "이산가족 문제에누구나 관심이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며 "그런 문제를 해결할돌파구를 열고 중대한 전환의 계기를 만들자"고 답변했다.
전단장은 특히 정차관이 남북대화의 베테랑이라고 추켜세우자"7.4 공동성명 때부터 오늘까지 북남대화에 참여한 역사는 수십년"이라며"그러나 이뤄놓은 것이 없이 수십년을 보내 죄책감이 크다"고말했고, 정차관은 "이번에는 그것을 만회하면 되겠다"며 기대를표시했다.
전단장은 일요일에도 회담을 계속할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남측과) 협의를 해야겠지만 우리 민족이 지켜보고 기대가 큰데,일요일에 휴식할 여념이 없을 것"이라며 적극적인 자세를 밝혔다.
약 15분간의 공개 대화후 비공개로 진행된 회담은 정차관과전단장이 차례로 기조발언을 한후 첫 만남인 만큼 양측의 입장을탐색하며 2시간 가까이 진행됐다.
오후 6시께 회담이 끝난 뒤 남측 대표단은 공개 브리핑을 통해남측 기조발언 내용과 입장을 설명했으나 북측은 기조발언 내용과입장을 공개하지 않았다.
정차관은 브리핑에서 "회담은 우호적 분위기에서 쌍방의 의견을경청하고, 불신과 대립의 남북관계를 풀어야 한다는 의지를 확인하는자리였다"면서 "북측 대표가 우리측의 입장을 직접 메모하는등 상당히 진지한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그는 회담 의제와 관련, "북한이 전반적으로 우리가 제기한문제들이 정당하고 남북관계 개선에 필요로 하는 점을 인정했다"며"(이산가족 상봉 등) 그런 얘기를 못하겠다는 분위기는 없을것"이라고 비교적 낙관했다.
한편 북측 대표인 전단장은 회담장을 떠나면서 별도의 브리핑을하지 않은 채 기자들에게 "진지하고 유익했고, 상호관심사에대한 폭은 넓었다"고 짤막하게 답했다.
양측은 일요일인 12일 오전 10시 같은 장소에서 2차 회담을갖고 양측의 견해를 절충키로 했다.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