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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세기 네덜란드에서 발생한 튤립버블은 역사상 최초의 자본주의적 투기였다. 당시 네덜란드 귀족과 신흥 부자들을 비롯해 일반인까지 수요가 급증하면서 한달 만에 튤립가격이 50배나 뛰는 일이 발생했다. 그러나 네덜란드 법원에서 튤립의 재산적 가치를 인정할 수 없다는 판결이 나오면서 버블은 순식간에 꺼졌다. 2000년에 들어서는 닷컴 버블이 일었다. 2000년대로 접어들면서 세계 경제는 인터넷에 주목했고 미국에서 제일 큰 인터넷 사업자였던 AOL(아메리칸 온라인)의 시가총액은 당시 1,000억달러를 웃돌기도 했다. 이와 동시에 수많은 IT 관련 벤처기업이나 기존 IT기업들의 주가는 폭등했다. 하지만 비싼 요금과 저급한 인터넷 서비스로 AOL이 주저앉게 되면서 수많은 벤처기업들은 파산하게 된다. 결국 2000년 3월 나스닥 주가가 하락하기 시작해 2002년 10월까지 약 2년 6개월 동안 78%가 폭락했다.
최근 하이일드채권 시장 역시 2002년부터 10년간 하이일드 채권가격이 117%까지 오르며 과거처럼 버블이 있을 것이란 우려가 있지만 이에 대해 거숀 디스펠드(Gershon Distenfeld) 얼라이언스번스틴 하이일드 채권 담당 이사는 하이일드 채권에 대해 이전의 버블과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AB글로벌고수익채권펀드’는 하이일드 채권에 대해 최종가치가 정해져 있는데다 발행회사들의 부도율이 크게 증가하지 않는 이상 투자자들은 다른 버블의 경우처럼 영구적 손실을 겪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글로벌 하이일드 채권에 주목하는 펀드다.
디스펠드 매니저는 “버블은 자산을 다른 누군가에게 더 높은 가격에 팔겠다는 기대에 사로잡혀 고평가된 자산을 매입하는 투자자들로 인해 발생하는 것”이라며 “현재 하이일드 채권을 발행하는 기업의 경우 펀더멘탈이 여전히 튼튼하고 당분간 부도율이 낮은 수준에 머물 것이기 때문에 기존의 버블 사례와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AB글로벌고수익채권펀드’는 룩셈부르크에 설정된 역외펀드인‘얼라이언스번스틴 글로벌 고수익채권 포트폴리오’에 투자하는 재간접펀드로 ‘글로벌 하이인컴 포트폴리오 팀’이 포트폴리오를 운용하고 있다. 이 팀은 11명의 전문가로 구성되어 있으며 디스펠드 이사를 비롯해 폴 드눈(Paul DeNoon) 이머징 마켓 채권 담당의 주도 하에 지역과 섹터별로 분담이 이뤄지고 있다. 국내 운용사가 펀드당 한 명의 펀드매니저를 두고 운용하는 것보다 객관적이고 방대한 정보를 처리하는 데 유리하다.
이 같은 팀제 운용으로 3년 수익률이 36.78%로 해외채권형 평균 수익률(25.15%)을 앞서고 있다. 연초 후에도 4.94%의 수익률을 올리며 국내에서 판매되는 29개 글로벌 하이일드 채권 펀드 중 두 번째로 수익률이 높다. 자금도 올해 들어서만 4,090억원이 들어오며 나머지 펀드를 압도하고 있다.
디스펠드 이사는 “일반적으로 한 명이 다양한 분야에서 깊은 지식을 가지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라면서 “팀제로 운용하면서 각 섹터별 담당 운용자뿐만 아니라 트레이더, 애널리스트 등과 긴밀히 협조해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기 때문에 전 세계 시장에서 수많은 투자 기회를 발굴하고 최적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이일드 채권의 경우 국외 신용평가사들이 평가하는 투기등급 채권에 투자하기 때문에 해외 기업에 대한 리서치와 정보력이 상당히 중요하다. 디스펠드 이사는 “얼라이언스번스틴의 퀀트(Quantatative) 리서치와 펀더멘탈(Fundamental) 리서치를 결합한 투자 프로세스는 경쟁사와 크게 차별된다”면서 “퀀트 리서치를 통해 객관적인 과거 자료와 평균의 힘을 기반해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데다 펀더멘탈 리서치를 통해 매니저들의 경험과 시각을 통해 위험 요소를 찾아내는 게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노하우로 ‘얼라이언스번스틴 글로벌 고수익채권 포트폴리오’는 설정 이후 세계 각국에서 ‘2013 대한민국 펀드대상 베스트펀드(해외채권형 부문)’ 등 80여 개의 펀드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글로벌 하이인컴 포트폴리오 팀은 최근 미국 고수익 채권과 이머징 마켓 채권에서 추가 수익을 기대하고 있다. 디스펠드 이사는 “올해 들어 미국 국채 금리가 등락하는 가운데 고수익 채권 부문의 호조세가 두드러지고 있다”면서 “이머징 마켓 채권 섹터의 경우 1분기 부진을 보인 후 4월 이후 반등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내다봤다.
‘AB글로벌고수익채권펀드’는 향후 이머징 마켓의 회사채를 추가적으로 매수해 포트폴리오를 분산할 예정이다. 디스펠드 이사는 “지금까지 다른 하이 인컴(high income) 섹터 대비 미국 하이일드 회사채를 선호해왔다”면서 “앞으로 베네수엘라와 우크라이나와 같이 비체계적 위험이 높다고 판단하는 이머징 마켓 국가의 채권 비중은 줄이는 반면 인컴을 창출하고 포트폴리오를 분산하기 위해 이머징 마켓 회사채를 선택적으로 추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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