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머니포커스] "11월 금융대란 가능성 희박"
입력1999-09-20 00:00:00
수정
1999.09.20 00:00:00
안의식 기자
강봉균(康奉均)재정경제부 장관과 이헌재(李憲宰)금융감독위원장이 서둘러 『11월 금융대란도, 투신 조기 구조조정도 없다』고 밝혔으나 시장은 전혀 반응하지 않으면서 혼란상태를 유지하고 있다.전문가들은 『미리 알려지고 준비된 위기는 위기가 아니다』며 「금융대란」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주가나 금리도 시장불안심리를 반영하여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정부의 확고한 정책발표등으로 시장심리가 호전될 경우 안정된 양상을 띌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금융시장의 불안은 제도적인 미비점과 함께 투신사들의 무분별한 영업행태, 과당경쟁등에 원인이 있는 만큼 이번 기회에 국내 투신산업을 재정비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근 시장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는 문제들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과 주가, 금리 전망, 투자전략등을 알아본다.
◇11월 금융대란설=주택은행 백경호(白暻昊)증권운용팀장은 한마디로 『대란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환매사태가 있기전 채권형 수익증권중 금융기관과 일반법인·개인의 비중은 7 대 3 이었는데 이미 일반법인·개인중 상당부분은 투신을 이탈한 만큼 추가적으로 대규모 이탈은 없을 것으로 봤다. 白팀장은 『중요한 것은 대규모로 자금을 운용하는 금융기관들인데 이들은 정부의 통제력안에 있어 대규모 환매가 발생할 수 없고 설사 투신을 빠져나간다고 해도 제도권내에 있는 만큼 다시 채권을 살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있다』고 말했다.
LG투신운용의 펀드매니저인 최원영(崔源寧)과장 역시 『준비된 위험은 위험이 아니다』며 대란설의 실현가능성에 부정적인 의사를 밝혔다. 崔과장은 『정부에서 충분히 대비할 수 있고 돈이 투신을 이탈해도 어차피 제도권내에 있을 수 밖에 없는 만큼 대혼란이 발생할 정도로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고 밝혔다.
삼성증권 투자전략팀 김군호(金軍鎬)팀장은 『정부가 아무런 정책적 대응없이 가만히 있으면 위기가 현실화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며 『그러나 정부의 조치가 준비되고 있기 때문에 우려가 현실로 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투신 구조조정 조기착수설=11월 대란설은 투신 구조조정 조기착수설과 연결된다. 그동안 정부는 내년 7월 채권 시가평가 전면실시와 때맞춰 투신 구조
조정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그러나 11월 투신권 환매사태가 예상되면 이에 앞서, 또는 환매사태가 본격화되는 시점에 맞춰 지급능력이 소진된 일부 투신을 중심으로 구조조정이 이뤄지지 않겠느냐는 것이 조기 투신구조조정론의 골자이다.
여기에 IMF의 채권 시가평가 조기실시 요구와 맞물려 조기 구조조정론이 더욱 힘을 얻고 있다. 채권 시가평가가 조기에 실시되면 그동안의 투신권 부실이 전면적으로 노출되면서 부실투신의 퇴출이 가속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환매사태에 따른 투신 구조조정에는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그동안 국내 투신사들의 영업이 무분별하게 이뤄진 만큼 이번 기회에 투신산업을 정화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주택은행 白팀장은 『계약형 수익증권(채권형)의 경우 금리가 오르면(채권가치 하락) 수탁고가 빠지고 금리가 떨어지면(채권가치 상승) 수탁고가 늘어나는 천수답과 같은 구조를 갖고 있어 근본적인 취약성이 있다』며 『이같은 국내 투신산업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채권 시가평가가 조기에 실시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시가평가가 실시되면 그동안 무리하게 수익률을 제시해온 일부 투신사들의 타격이 예상되지만 이는 불가피한 부작용』이라며 『펀드의 안정성이 현저히 떨어진 일부 투신사들이 퇴출되는 일도 발생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LG투신 崔과장 역시 『투신사들이 춘추전국시대가 되면서 경쟁력없는 일부 투신사들이 단지 제시수익률이 높다는 이유로 수탁고를 올리는 것은 전형적인 버블』이라며 『리스크 관리 능력이 없는 금융기관들의 정비는 불가피 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투신 구조조정이 이뤄지면 단기적으로는 충격이 불가피 하지만 자금이 제도권 내에 있는 한 시장은 곧 안정을 되찾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삼성증권 金팀장은 『아직 대우채권 부실분에 대한 정부, 투자자, 판매사, 운용사등 이해당사자들의 분담이 확정되지 않아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며 『정부가 가능한 빨리 투신문제에 대한 확고한 입장과 일정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주가·금리 전망=삼성증권 金팀장은 『투신 불안이 가시화되면서 엔고등 대형 호재도 시장에 긍정적으로 반영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그러나 경기회복이 뚜렸해지는 만큼 840~870포인트 정도 이하로는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시장불안과 함께 일부 주식에 대해 투매물량이 나온다면 오히려 좋은 매수기회가 될 수 있다』며 『대우 구조조정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수 있는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전망했다.
주택은행 白팀장은 『시장에 대한 전망이 불투명한 만큼 현재 상황이 지속된다면 금리는 약 0.5%포인트 정도 추가로 오를 수 있다』며 『정부가 입장을 빨리 정리해 공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장 안정을 위해서는 투자자입장에서 조기환매가 이익이 아니라는 점을 명백히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주가에 대해 白팀장은 『투신권 매물이 변수』라며 『투신문제가 안정되면 실적호전주 중심으로 증시가 상승세로 반전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LG투신 崔과장은 『80년이후의 장기적인 금리추이와 주가추이를 분석하면 현재 주가는 고점수준이라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금리에 대해서는 『국내경제의 펀더멘탈을 고려하면 현재 금리는 높은 수준』이라며 『중.장기적으로 10% 내외선에서 안정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투자전략=삼성 金팀장은 우선 실적호전이 가시화되고 있는 반도체주, 유화주등과 함께 재무구조, 영업실적은 좋은데 시장불안 때문에 오르지 못한 실적호전주가 유망하다고 밝혔다. 또 대우사태가 진정된다는 것을 전제로 장기적으로 보면 은행주도 유망하다고 제시했다.
주택은행 白팀장은 『투신등 기관들의 유동성 위기가 지속된다면 대형주는 크게 뻗어나가기 어려울 것』이라며 『반도체, 정보통신, 실적호전주가 유망하다』고 제시했다.
LG투신 崔과장은 『투신문제도 문제지만 엔고가 일본의 수출경기를 위축시키면서 세계경기에 먹구름을 몰고올 가능성도 있다』며 『주식보유비중 축소가 바람직하고 굳이 보유한다면 인터넷, 정보통신주가 아직도 유망하다』고 말했다.
안의식기자ESAHN@SED.CO.KR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