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막오른 헤지펀드 시대] "10년후 60조 신대륙"… 자산관리시장 대변혁 온다

중개업무 중심 수익구조 벗어나 증권·자산운용사, IB로 잇단 변신<br>시중금리 플러스 알파 수익률로 자산가·기관들 대안투자처 부상<br>롱쇼트·이벤트 드리븐·CTA 등 다양한 선진 금융기법 선보일듯<br>연기금 등 장기 투자자금 유입… 변동성 클땐 완충 역할도 기대




오는 23일 한국형 헤지펀드가 출범하면서 국내 자산관리시장에도 대변혁이 예상되고 있다. 대형 증권사들은 헤지펀드에 주식대차ㆍ수탁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라임 브로커리지 서비스를 바탕으로 투자은행(IB)으로 변신을 서두르고 있고 대형 운용사들은 첨단 운용기법으로 자금 운용능력을 높이면서 그간 경쟁 심화로 침체됐던 금융투자업계가 구조변화의 전기를 맞고 있다. 특히 저금리의 장기화로 은행예금과 채권 등에서 원하는 만큼의 수익을 낼 수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토종 헤지펀드는 시중금리 플러스 알파의 수익률로 고액자산가들과 기관투자가들의 대안투자처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초기 헤지펀드 시장이 5조원 안팎의 규모로 형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정착에 성공한다면 출범 후 10년 안에 20조원에서 최대 59조원까지 성장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우선 펀드ㆍ자문형 랩어카운트 등 일부 고위험 상품과 파생결합증권(DLS)ㆍ주가연계증권(ELS)ㆍ하이일드채권 등 시중금리 플러스 알파의 중위험 중수익 상품에서 일부 자금이 이동하면서 초기 시장을 형성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서보익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헤지펀드 도입시 기관과 고액자산가들의 투자일임상품이나 사모펀드∙랩어카운트 등의 자금 중 10% 정도인 42조원이 헤지펀드로 유입될 것"이라며 "헤지펀드에 자금이나 주식을 대여하고 거래를 중개하는 등 지원역할을 하는 프라임 브로커리지의 각종 수익(거래ㆍ공매도 수수료 등)도 연간 2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반 펀드 시장의 성장세에 따라 헤지펀드 시장이 60조원에 육박하는 규모로 급성장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김재칠 자본시장연구원 펀드ㆍ연금실장은 "일반 공사모 펀드 시장이 연평균 10% 이상 성장하고 일반펀드에서 헤지펀드가 차지하는 비중이 10년 후 8%대에 도달한다고 가정할 때 한국형 헤지펀드 순자산은 2021년 59조1,000억원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초기 시장은 저평가된 주식을 사고(long), 고평가된 종목을 동시에 공매도(short)하는 에쿼티 롱쇼트 위주로 시장이 형성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이벤트 드리븐과 상대가치, 선물추종매매전략(CTA) 등 다양한 기법의 상품이 쏟아지면서 선진 금융기법을 선뵐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준용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 금융공학부문 대표는 "일본 등 아시아 국가들이 헤지펀드 도입 초기에는 롱쇼트 전략 일변도였지만 다양한 전략이 소개되면서 시장이 급속도로 발전하는 과정을 거쳤다"며 "한국도 점차 커지고 있는 아시아 채권시장과 지수옵션시장 등을 활용한 다양한 전략의 상품을 선보이며 성숙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투자기법이 다양해질수록 기대할 만한 효과는 연기금 등 장기 투자자금의 유입이다. 한 증권사 투자전략팀장은 "헤지펀드 도입으로 다양한 투자기법을 활용하면서 손실폭을 제한할 수 있게 된다면 투자위험이 낮은 투자전략을 추구하는 연기금도 국내 주식 투자 비중을 대폭 늘릴 수 있다"며 "이 경우 국내 투자자금의 저변 확대를 통해 외국인에게 휘둘리는 국내 증시의 체력을 키우는 효과도 기대해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외국 헤지펀드가 시장 변동성을 높일 때 완충지대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 역시 부수효과로 꼽힌다. 김 실장은 "도입 초기 설정된 헤지펀드들이 유사한 투자전략을 구사하거나 국내 투자자산에만 집중할 경우 단기적으로 변동성을 확대시킬 수 있으나 정부 당국의 관리로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을 저해할 가능성은 낮다"며 "대외 여건 악화로 국내에 투자한 해외 헤지펀드가 자금을 철수하더라도 해외에 투자한 한국형 헤지펀드가 국내로 자금을 환수하면서 완충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변동성을 줄이며 시중금리보다 높은 수익을 추구하는 헤지펀드에 대한 수요는 이미 충분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현재로서는 초기 자금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1~2년 안에 각 운용사별로 독특한 운용 기법을 선보이며 안정적인 수익을 내면 기관 자금 유입으로 급성장할 가능성도 높다는 것이다. 특히 연기금의 경우 장기적으로 안정적 수익을 창출해야 하는 요구가 높아지면서 헤지펀드 등 대체투자 비중이 점진적으로 확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민연금은 2015년 대체투자 비중을 10% 이상으로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고 있는데 이를 금액으로 환산할 경우 약 45조원에 이른다. 김 실장은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연기금의 운용자산 규모는 약 343조원으로 헤지펀드에 대한 투자여력은 충분한 상황"이라며 "제도 도입 초기 불확실성을 감안하면 단기적으로 자금 유입이 제한적이겠지만 공적 연금의 특성상 위험성이 낮은 투자전략을 추구하는 헤지펀드에 주로 투자하며 시장을 선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융투자업계 역시 헤지펀드 도입에 따른 패러다임 변화로 대변혁을 겪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자산운용사들은 운용수수료 수익에 100% 가까이 의존하는 구조를 탈피해 다양한 수익원을 확보하는 계기를 마련하는 한편 우수 인재 확보에도 유리한 입지를 점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자기자본 요건 확충으로 프라임 브로커리지시장 선점에 나선 대형 5개 증권사를 필두로 신규 시장 진출에 따른 경쟁력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박선호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브로커리지 위주의 유사한 수익구조를 지닌 회사들로 포화상태에 이른 증권업계가 헤지펀드 도입으로 구조적 변화를 겪게 될 것"이라며 "헤지펀드의 성장은 저위험 중개업무 중심의 증권사 수익구조를 고수익 중심으로 전환시키고 대형사와 중소형사 간의 양극화 심화를 통해 자연스럽게 시장 구조 개편에 이르게 하는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