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금융투자 업계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이달 들어 장기 박스권 상단을 뚫는 등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삼성전자·롯데제과 등 100만원이 넘는 고가주의 일 평균 거래량은 전체 종목당 평균 거래량을 크게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 황제주인 삼성전자(29일 종가 기준 135만8,000원)의 경우 지난 1일부터 28일까지 일 평균 거래량은 18만2,917주로 종목당 일 평균 거래량인 32만2,463주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특히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 28일 기준 시가총액이 204조원으로 전체 유가증권시장의 16.6%를 차지했지만 일 평균 거래량 비중은 이보다 훨씬 작은 0.0628%에 불과했다. 이 기간 아모레퍼시픽(169만3,000원)은 1만6,011주, 롯데제과(208만2,000원)는 1,055주, 롯데칠성(186만6,600원)은 4,102주, 태광산업(134만1,000원)은 419주, 영풍(135만5,000원)은 3,271주가 거래됐다.
주식의 손바뀜을 뜻하는 거래회전율 역시 같은 기간 코스피 전체 평균을 밑돌았다. 최근 한달간 삼성전자의 거래회전율은 0.12%로 전체 평균인 0.82%보다 낮았으며 아모레퍼시픽은 0.027%, 롯데제과는 0.074%, 롯데칠성은 0.33%, 태광산업은 0.037%, 영풍은 0.17% 등이었다.
이들 종목의 거래량이 부진한 것은 높은 주가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4인 가구 기준 도시근로자의 월 평균 소득은 510만2,802원으로 이들 종목 1주를 사려면 월급의 절반을 쏟아 부어야 한다. 주가가 높아 개인의 증시 참여가 힘들어지고 장기투자 성격을 띠는 외국인과 기관이 거래를 주도하다 보니 거래량 부진으로 이어진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정부가 증시 활성화와 배당을 통한 가계소득 증대라는 정책목표를 달성하려면 고가주의 액면분할이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투자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의 1주당 주가는 글로벌 경쟁기업 대비 10배 이상 높다"면서 "고가주 액면분할을 통해 국민주로 체질을 개선하고 증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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