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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시·도 금고 잡아라"

내년까지 60곳 만기 도래<br>경쟁입찰 방식으로 바뀌어


올 초 국민은행은 하나은행 충청도 지역 정책본부의 실무자를 영입했다. 시도 금고 영업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국민은행 담당임원이 실무자 영입을 직접 챙겼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인력 쟁탈전이 일반화된 증권업계와 달리 시중은행이 경쟁 은행의 특정부서 인력을 영입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17일 금융계에 따르면 올해 안에 전국 25개의 시도 금고 계약이 만료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에는 이보다 많은 35개의 시도 금고의 만기가 도래하는데 이는 전체 시도 금고(87개)의 69%에 달한다. 올해와 내년에 시도 금고 만기가 집중됨에 따라 시중은행들은 시도 금고 쟁탈전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해 7월 행정안전부는 시도 금고가 1개 은행에 집중되는 것을 막기 위해 주금고와 부금고를 최대 4곳까지 확대하도록 지방자치단체 금고지정 지침을 변경하면서 시도 금고 쟁탈전에 불씨를 댕겼다. 이에 따라 수의계약으로 이뤄지던 시도 금고 선정과정은 경쟁입찰 방식으로 이뤄지게 됐다.

통상 시도 금고는 일반회계(1금고)와 특별회계(2금고)로 나뉜다. 1금고와 2금고 간 자금규모 비율은 7대3 정도이다. 이 중 시중은행이 노리는 것은 2금고다.

1금고의 경우 절대강자인 농협은행을 극복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 현재 농협은행은 전국 87개 시도 금고 중 무려 73곳에서 1금고를 맡고 있다.



또한 자금규모가 큰 광역시도 해당 지역의 지방은행이 1금고를 차지하고 있어 비집고 들어가기가 쉽지 않다. 부산ㆍ대구ㆍ광주ㆍ울산광역시의 1금고 은행은 모두 지방은행이 맡고 있다.

국민은행이 하나은행 실무자를 영입한 것도 2금고 유치를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나은행은 대전광역시(1금고)를 비롯해 아산시ㆍ충남도ㆍ천안시ㆍ충주시(2금고) 등 계약 지자체가 충남권역에 집중돼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말 진행된 부산ㆍ광주광역시 금고 수주과정에서 농협은행을 제치고 2금고를 따내기도 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시도 금고는 자금규모가 커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큰 도움이 되는데다 안정적 자금조달 및 우량 공무원 고객유치 등의 효과도 기대된다"며 "입찰제도도 수의계약에서 입찰경쟁으로 바뀐 만큼 시중은행들은 시도 금고 영업에 강하게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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