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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장인사 개입말라” 성토/서울은 확대이사회 이모저모
입력1997-06-11 00:00:00
수정
1997.06.11 00:00:00
◎이사회 “사퇴철회 입장 수용안될땐 전원사퇴”/재경원 “본인 사의자체로 행장직계약 끝난것”○…장만화 행장의 사퇴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10일 상오 10시부터 시작된 서울은행 확대이사회는 당초 예상보다 늦은 낮 12시30분까지 계속돼 정부의 행장인사 개입에 대한 성토가 상당히 컸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일 임원 간담회에서 사퇴의사를 처음 밝혔던 장행장은 이날 문제가 된 한보관련 대출경위를 간략히 설명한 뒤 『지금 사퇴하는 것이 회사를 위해 좋을 것 같다』는 말로 공식 사퇴의사를 전했다. 장행장은 이어 본인의 거취문제를 논의하는 회의를 직접 진행할 수 없다며 표순기 전무가 회의를 진행하도록 양해해 달라는 말과 함께 자리를 떴다.
이날 회의에서 비상임이사인 전경두 동국제강 전무는 『지난번 행장선임때 은감원의 공식견해를 듣기 위해 주총까지 연기했다』며 『당시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유권해석을 내려 우리 손으로 뽑은 행장을 다시 우리가 사퇴시키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그간의 경위를 설명했고 대부분 비상임이사들이 여기에 동조했다. 이날 회의에서 상임이사들은 정부와의 입장을 고려해 의사개진을 자제하는 분위기였으나 대부분 비상임이사들의 의견에 동감을 표시하는 방법으로 자신들의 의사를 간접 전달했다.
○…회의 직후 회의장을 나선 비상임이사들은 격앙된 표정으로 『비상임이사로 있는 것이 부끄럽다』『행장사퇴 철회입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비상임이사 전원이 사퇴하겠다』고 말하는 등 정부의 행장인사 개입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이날 확대이사회에는 행장을 제외한 상임이사 11명 전원과 비상임이사 13명중 출장등으로 참석하지 않은 4명을 제외한 9명등 모두 20명이 참석했다.
회의에 앞서 이날 상오 10시께 노조측 간부들은 회의가 열리는 4층에서 「관치금융 철폐하라」는 등의 피켓을 들고 한때 시위를 벌이기도. 이에따라 회의 도중인 10시30분께 노조측의 입장을 들어보자는 비상임이사들의 주장에 따라 회의를 잠시 정회한 후 비상임이사들과 노조위원장이 티타임을 갖고 노조측의 입장을 경청. 회의가 낮 12시를 넘기자 서울은행측은 회의가 장기화될 것에 대비, 점심식사를 준비하느라 서둘렀으나 30분뒤 회의가 종료됐다.
회의가 끝난 후 김영태 상무는 기자회견을 갖고 『서울은행의 경영 상황등을 고려해 장행장의 사표를 반려키로 했다』며 다소 상기된 표정으로 발표. 김상무는 『오늘 회의는 사안의 성격상 비상임이사들의 의견이 더 존중돼야한다』며 『표결없이 만장일치로 이같은 결론을 얻었다』고 밝혔다.
○…정부는 서울은행 확대이사회가 장행장 사표를 반려한 것과 관련, 장행장의 행장직 수행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재정경제원 정의동 대변인은 『상법과 은행법상 행장과 은행이 계약관계에 있기 때문에 행장이 사의를 표명하면 수리를 거부할 수 있는 근거규정이 없다』며 『따라서 사의표명자체로 계약(행장직)이 끝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정대변인은 또 『은행감독원으로부터 「장행장이 사의를 철회할 의사가 없다」는 내용의 보고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이에따라 비상임이사회에서 장행장을 차기행장으로 추천하지 않는한 행장직 수행은 어려울 전망이다.
○…장행장은 점심식사후 표순기 전무와 김영태 상무가 상오에 있었던 확대이사회의 결의 내용을 보고하자 『이사회에서 온정적으로 사건을 처리해 준 것에 대해 감사하지만 조직을 위해 사퇴하는 쪽으로 마음을 결정했다』며 『이런 심정을 이해하고 앞으로 임원들께서 조직을 잘 이끌어달라』며 사퇴의사를 굽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표전무와 김상무는 이날 하오 4시께 이같은 이사회 결정과 장행장의 입장을 은행감독원에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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