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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 증권시장결산] 주식시장... 시장기능 회복
입력1998-12-23 00:00:00
수정
1998.12.23 00:00:00
IMF체제 첫 해인 올해 주식시장은 천당과 지옥을 오락가락하는 등 어느해보다 희비가 교차했다. 유통, 발행시장 모두 전례가 없는 혼란상황을 겪는 가운데 건전한 산업자금 조달창구라는 주식시장 본래의 기능이 한때 완전히 마비되다시피했다. 그나마 10월이후 5대그룹 빅딜 가시화, 무디스의 원화표시국채 투자등급 상향조정과 국가신용등급 상향조정예고 등으로 주식시장이 활기를 찾으며 유통, 발행시장이 함께 차츰 제역할을 회복하고 있다.◇유통시장=97년말 몰아닥친 IMF사태로 연초 385.49포인트라는 낮은 수준에서 출발했던 종합주가지수는 지난 12월15일 현재 579.86포인트를 기록해 50.42%(194.37포인트)나 올랐다. 하지만 9월말 이전까지는 지수 300포인트가 붕괴되는 등 극심한 침체를 면치 못했다. 특히 퇴출기업 및 은행이 발표되기 직전인 지난 6월16일에는 지수가 연중 최저이자 11년여전 수준(87년 1월)인 280포인트까지 곤두박질쳐 시장기능이 완전히 올스톱상태에 들어가고 공황에 휩싸인 것 같은 위기감이 팽배했다.
다행히 10월들어 5대그룹 빅딜발표 등 커다란 호재가 잇따라 터지고 금리가 급락세를 보임에 따라 개인투자자들이 대거 주식시장에 뛰어들면서 폭발장세가 전개, 손실폭을 상당부분 만회할 수 있었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10월이후 지수상승으로 대부분의 업종이 오른 가운데 구조조정마무리와 수익성 대폭 향상을 재료로 증권업종이 연초에 비해 무려 379.76%의 상승률을 기록, 올해 최고의 업종으로 기록됐다.
그러나 퇴출의 아픔을 가장 뼈저리게 느끼고 있는 은행업종은 유일하게 연초에 비해 31.34%나 하락하는 불명예를 감수해야 했다.
또 올해는 지난해의 연장선상에서 한계기업은 물론이고 은행, 증권 등 금융기관들의 퇴출이 속출함에 따라 관리종목에 새로 편입된 상장기업이 60개사(71종목)에 달했다.
상장폐지 종목들도 급증, 논노 등 35개사가 시장에서 사라졌다. 이에 따라 연초 776개사(950종목)이던 상장기업이 현재는 748개사(925종목)으로 크게 줄었다. 다만 액면분할 등의 영향으로 상장주식수는 연초 90억3,078만주에서 111억3,113만주로 23.26%가 늘어났다.
98년은 또 12월들어 개인들이 폭발적으로 시장에 뛰어들면서 신기록 행진이 이어졌다. 연일 주식거래량이 3억주를 넘은 끝에 16일 사상 최대치(3억9,413만주)를 경신했으며 거래대금도 매일 신기록을 계속 갈아치웠다.
개인투자자들의 적극적인 장세참여를 뒷받침하듯 고객예탁금도 폭증, 14일에는 5조2,208억원으로 5조원 웃도는 등 사상 최고수준이라는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투자자들을 깜짝 놀라게 하는 굵직굵직한 사건이 많이 발생함에 따라 관련 종목들은 사자팔자세력간 힘겨루기가 펼쳐지며 종목마다 거래가 폭주했다. 강력한 구조조정 추진과 합병설로 조흥은행이 지난 11월9일 2,659만주나 거래되는 사태가 발생, 단일종목 거래에서 사상 최대라는 놀라운 기록을 세웠다.
반면 나쁜 기록도 많아 지난 3월5일에는 하락폭이 37.08포인트로 사상 두번째를 나타내기도 했다.
◇발행시장=발행시장은 증시침체와 IMF체제의 후유증으로 개점 휴업상태에 다름없었다.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이 늘었지만 그나마 5대그룹이 90%이상을 독식했고 그외 기업들은 꿈도 꾸지 못했다. 특히 투신 등 인수기관들은 부도우려 등으로 비(非)5대그룹이 발행한 회사채는 아예 사고자 하지도 않아 중견 및 중소기업들의 자금난은 더욱 심해졌다.
증권당국이 5대그룹으로의 자금편중현상을 막기위해 금융기관의 기업어음 및 회사채 보유한도 제한 등의 조치를 취하기도 했지만 자금시장 경색현상만 심화시킬 뿐이었다.
증시침체로 기업공개는 더욱 더 힘들어 지난 3월초 제일기획이 상장한 이후 한 건도 없다가 주식시장이 차츰 활기를 찾기 시작한 11월초 하이트론시스템즈가 상장됐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올해 신규상장된 회사는 단 두 회사에 불과한 셈이다. 다만 23일 직상장되는 한국통신을 포함하면 3개사가 된다.
세화 등 일부 기업들은 기업공개를 아예 포기하거나 연기하기도 했다.
또 증자때 시가가 발행가보다 낮아진 경우가 많아 주주들이 인수를 거부한 실권주가 급증했으며 주간사증권사들마저 실권주인수를 거부하는 일도 일어나 감독당국이 강력한 제재를 가하겠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공모주청약이 배정비율축소와 전반적인 주식시장 침체로 인해 수익률이 하락, 투자자들로부터 외면을 받는 양상이 나타났다.
하지만 유통시장이 활발해진 10월이후에는 발행시장도 서서히 살아나 대그룹을 중심으로 유상증자가 크게 늘어나는 한편으로 중소기업들의 회사채를 통한 자금조달도 가능해졌다. 【임석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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