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소비자물가상승률이 2.5%를 기록하며 두 달 연속 2%대를 유지했다. 그러나 국제유가가 여전히 물가 불안 요인으로 남아 있고 총선 이후 공공요금∙가공식품 등의 인상 압력이 거세지고 있어 체감 물가와의 괴리는 오히려 더 커지는 양상이다.
1일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 4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2.5% 올랐다. 이는 2010년 7월(2.5%) 이후 21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다. 무상보육과 급식효과가 이어진데다 채소류를 중심으로 농산물 가격이 하락세로 전환한 것이 물가를 두 달 연속 3% 밑으로 끌어내렸다.
서민생활과 밀접한 생활물가도 전년 동월 대비 2.0%로 안정세를 보였고 물가의 장기적 추세를 나타내는 농산물∙석유류 제외 근원물가 상승률도 1년 전에 비해 1.8% 오르는 데 그쳤다. 근원물가는 올해 1월까지만 해도 3%대를 유지했으나 2월에 2%대로 내려앉은 뒤 3월부터는 2%대를 밑돌고 있다.
물가 여건은 이처럼 전반적으로 안정세로 돌아섰지만 아직 낙관하기는 이르다. 총선 이후 그동안 인상이 자제돼왔던 공공요금과 가공식품 등의 인상 움직임이 벌써부터 감지되기 때문이다. 지난달 전기∙수도∙가스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5.8% 상승했고 공공서비스도 1년 전에 비해 0.6% 올랐다.
집세 역시 이사철의 영향으로 전년 동월 대비 4.8% 상승했다. 특히 전세의 경우 1월 0.3%, 2월 0.4%, 3월 0.6%, 4월 0.5% 등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여기에 미국 광우병 파동으로 쇠고기 소비가 줄면서 최근 안정세로 접어든 돼지고기와 닭고기 등의 가격을 다시 뛰게 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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