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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오는 슈퍼 엔] 3. 미.일 협조 개입

하야미 마사루(速水優) 일본은행 총재도 17일 오전 윌리엄 맥도너 미 뉴욕연방은행총재에게 전화를 걸어 급격한 엔고를 억제하기 위해 협조개입을 요청했다.특히 일본은 오는 25일 워싱턴에서 열리는 서방 선진 7개국(G7)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담 이전에 엔고 저지를 위한 선언적인 합의를 끌어내기 위해 적극 뛰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 16일 저녁에는 그동안 엔고 저지 방안에 대해 미묘한 입장차를 보였던 미야자와 기이치(宮澤喜一)대장성 장관과 하야미 일은 총재가 전격 회동했다. 두 사람은 이날 회의에서 그동안 미국 등이 요구해 온 통화공급 확대 등 금융완화 조치에 대해 논의했으나 구체적인 합의를 이끌어 내지 못했다. 이에 따라 엔화가 다시 103엔대로 곤두박질 치자 다급해진 일본정부가 양적인 금융완화정책을 적극 검토하는 쪽으로 긴급 선회했다. 일은은 오는 21일 열리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이 문제를 집중 논의한 뒤 25일 G7회의에서 양적 금융완화 확대 방침을 표명할 예정이다. 당초 미국은 일본이 통화공급을 늘리는 등 금융완화정책을 받아들여 근본적인 엔화 약세를 용인할 경우 일본의 협조개입 요청에 응하겠다는 입장을 취했었다. 따라서 일본 정부의 금융완화정책 채택 가능성이 높아지고 미-일 협조개입이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전망되면서 17일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화는 달러당 107.15엔까지 하락했다. 미국은 그동안 겉으로 강한 달러정책을 외치면서도 내심 달러 약세를 용인해 왔다. 올들어 더욱 확대되고 있는 무역적자를 시정하기 위해서는 달러화 약세가 도움이 됐기 때문이다. 또 일본이 엔고 저지를 위해 시장에서 엔화를 매각하고 달러화를 사들인 후 곧바로 통화를 환수하는 정책에 대해 못마땅하게 생각해 왔다. 따라서 오는 25일 워싱턴에서 열리는 G7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에서 참석국들이 엔고 저지를 위한 공동보조에 합의할 경우 엔화 강세기조는 한풀 꺾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엔-달러 환율은 일-미 두 국가의 상대적인 펀드맨털(경제 기초조건)을 반영하는 쪽으로 움직일 수 밖에 없다. 지난 10년간 미국과 일본경제는 장기호황과 장기불황이라는 극명한 대조를 보였으나 올들어 이같은 분위기가 서서히 바뀌고 있다. 일본이 2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률을 기록한 반면 미국의 성장률은 둔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장기적으로 환율이 경제실적을 반영한다면 일본의 경제회복에 대한 신뢰가 커질 경우 엔화는 언제든지 다시 강세로 돌아설 수 있다. 올들어 지난 6월과 9월, 일본의 분기별 경제성장률 수치가 발표된 직후 엔급등세가 이어진 것도 이같은 상황을 반영하는 것이다. 이형주기자LHJ303@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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