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해역에서 불법조업을 한 중국 선원이 우리나라 공무원에게 손도끼를 휘두른 지 며칠 만에 한중 양국이 이르면 5월2일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개시를 선언한다. 미국과 유럽연합(EU)과의 FTA 체결에 이어 거대 경제권인 중국과 자유무역 협상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30일 "5월2일 중국과 FTA 협상개시 선언을 하기로 했다"며 "특별한 상황이 없는 한 계획대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앞서 통상교섭본부는 박태호 본부장이 천더밍 중국 상무부장의 초청으로 1일부터 3일까지 중국 베이징과 칭다오를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통상교섭본부 측은 이날 한중 FTA 추진을 포함한 양국 간 경제ㆍ통상 현안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 자리에서 양국이 FTA 협상개시 선언까지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30일 발생한 중국의 불법조업 문제가 한중 FTA 협상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한다.
그러나 지난달 있었던 한중일 3국 농업 장관 회의에서 서규용 장관이 한중 FTA 협상 때 불법조업을 다루기로 한 만큼 이 문제는 협상과정에서 본격적으로 논의될 가능성이 높다.
한중 FTA 협상이 본격화되면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제1교역국인 중국과 본격적인 자유무역 협상을 하게 되는 것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 따르면 한중 FTA 발효 5년 뒤에는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0.95~1.25% 상승하며 소비자후생은 176억달러에서 233억달러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
통상교섭본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통상교섭본부장이 중국을 방문해 협상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며 "현재로서는 아무 것도 결정된 게 없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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