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ㆍ4분기가 마무리되면서 시장은 실적개선 업종과 개선주들로 눈을 돌리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경기회복 추세가 뚜렷하지만 여전히 국내 업체들의 실적이 나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실적이 횡보를 보이는 국내 모든 업종 가운데 1ㆍ4분기 실적전망치가 상향 조정되고 있는 반도체와 유틸리티ㆍ음식료 업종에 관심을 높일 것을 주문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주요 상장기업의 영업이익은 147조원으로 지난해(109조원)에 비해 34.5%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실적은 하반기로 갈수록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분기별 실적전망을 보면 1ㆍ4분기에는 33조4,0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9% 늘어나는 데 불과할 것으로 분석된다. 2ㆍ4분기 35.2%(34조5,000억원), 3ㆍ4분기 22.5%(38조4,000억원), 4ㆍ4분기 66.4%(36조2,000억원으로)에 비하면 유일하게 한자릿수 실적개선을 나타내는 셈이다.
1ㆍ4분기 실적이 더딘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업종별로 실적 차별화가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 전문가들은 1ㆍ4분기 실적개선 업종에 관심을 가져야 할 시기라고 조언한다. 노근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의 관심이 1ㆍ4분기 실적으로 옮겨가고 있다"며 "1ㆍ4분기 실적 상향 업종과 기업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가장 큰 실적회복을 보이는 업종은 유틸리티와 반도체ㆍ음식료다. 한국전력 등을 포함해 유틸리티 업종의 1ㆍ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1조8,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000억원)보다 249% 증가할 것으로 분석됐다. 영업이익 상승은 1월 전기 가격이 인상된데다 국제 유연탄 가격이 안정화 추세이기 때문이다. 또 신월과 신고리원전이 재가동되는 것도 영업이익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 업종도 영업이익이 8조5,000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5조4,000억원)보다 58%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반도체는 1ㆍ4분기 D램 가격이 연초보다 60% 이상 급등한 것이 영업이익 개선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또 갤럭시S4 출시로 모바일용 D램 가격도 반등을 이어갈 것으로 전문가들을 내다보고 있다.
음식료 업종의 실적회복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음식료 업종은 1ㆍ4분기 1조1,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지난해(9,000억원)보다 28%가량 수익개선이 기대된다. 4대 곡물 가운데 옥수수를 제외한 원당(-10.5%), 소맥(-4.3%), 대두(-2.5%) 가격이 이달 들어 모두 하락 추세를 보이는데다 올해 음식료 업체들이 밀가루와 장류 가격을 인상한 것이 영업이익을 높일 것이라는 판단이다.
김중원 NH농협증권 연구원은 "반도체와 유틸리리ㆍ음식료 업종의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연초 이후 지속적으로 상향 조정되고 있다"며 "음식료 업종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국제 곡물 가격 안정과 1ㆍ4분기 제품 가격 인상으로 실적개선이 기대되고 반도체 업종도 D램 가격 급등에 따라 실적 수혜가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이어 김 연구원은 "유틸리티 업종도 전기 가격 인상 등의 효과로 실적개선 기대감이 높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유틸리티 업종 가운데 한국전력과 한국가스공사, 반도체는 SK하이닉스, 음식료 업종은 CJ 등의 실적개선이 기대된다고 보고 있다. 노 연구원은 "시장이 방향성을 잃고 횡보하고 있는 국면에서는 종목선택의 범위를 이익추정치가 상향되고 있는 업종과 기업에 한정하는 것이 좋다"며 "이익추청치가 뚜렷이 높아진 기업은 한국전력과 SK하이닉스ㆍ한국가스공사ㆍ농심 등"이라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도 "한국전력과 한국가스공사가 1ㆍ4분기 각각 8,943억원 7,758억원의 영업이익을 보이며 실적개선이 클 것"이라며 "반도체에서는 SK하이닉스, 음식료는 CJ의 영업이익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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