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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서 주로 수입되는 위스키의 소비자 가격이 수입 가격의 5배가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평균적으로 위스키 100㎖가 세금을 포함해 2,600원에 수입되는데 국내 소비자들은 이를 무려 13,500원을 주고 구입하고 있다.
또 한ㆍ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이후 관세가 일부 내려갔음에도 불구하고 수입 위스키는 원액 가격 상승 등을 이유로 가격을 되레 인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녹색소비자연대는 10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지원을 받아 한ㆍEU FTA 이후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수입 위스키를 대상으로 유통구조, 수입ㆍ소비자 가격, 해외판매 가격 등에 대해 조사한 결과를 내놓았다. 이번 조사는 전기다리미ㆍ프라이팬에 이은 공정위의 FTA 유통구조 분석 3탄이다.
이에 따르면 EU산 스카치 위스키 15종의 소비자가격은 평균적으로 수입 가격의 5.1배인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업체는 100㎖당 평균적으로 2,664원에 위스키를 수입해 8,376원에 유통업체에 판매하고 유통업체는 이를 1만3,501원에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수입 위스키에는 관세ㆍ주세ㆍ교육세ㆍ부가가치세 등 각종 세금이 부과되는데 수입 가격에는 이 같은 세금이 이미 반영돼 있다.
녹소연의 한 관계자는 "세금이 이미 반영돼 있다는 점과 다른 수입 제품의 평균적인 유통수입 등에 비춰볼 때 물류비용과 판매관리비 등 각종 비용을 감안하더라도 위스키의 유통수입은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녹소연은 이같이 유통마진이 커진 이유는 위스키 수입업체 대부분이 해외 제조사의 국내 지사로서 개별 제품의 유통에 있어 독점력을 갖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현재 국내에서는 디아지오코리아(윈저ㆍ조니워커 등), 페르노리카코리아(임페리얼ㆍ발렌타인 등), 월리엄그랜트앤선즈코리아(글렌피딕ㆍ발베니 등) 등이 위스키 유통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수입 위스키는 또 한ㆍEU FTA 발표 이후 관세가 종전 20%에서 15%로 5%포인트 내려갔음에도 소비자 가격 변동은 거의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한ㆍEU FTA 발표 직전인 지난해 5월과 올해 5월의 EU산 스카치위스키 28종의 소비자가격을 살펴보면 100㎖당 평균 가격은 오히려 0.23% 상승했다.
판매점 유형별로 소비자가격을 비교하면 백화점과 주류전문점은 유사하고 대형 마트의 가격이 비교적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EU산 스카치위스키 중 대형 마트, 백화점, 주류전문점 3곳에서 모두 판매되는 17개 제품의 소비자격을 비교했을 때 백화점 가격을 100으로 놓으면 주류전문점은 96.20, 대형 마트는 91.02를 보였다.
해외 소비자 가격과 국내 소비자 가격도 차이가 큰 것으로 조사됐다. 우리나라와 영국ㆍ미국ㆍ일본 중 2개국 이상에서 판매되고 있는 스카치 위스키 18종의 평균 소비자 가격을 비교했을 때 국내 가격이 해외 3국보다 약 36%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녹소연의 한 관계자는 "올해 2월 개정된 주세법 시행령에 따라 수입업체가 소비자에게 직접 위스키를 판매할 수 있게 됐지만 아직까지는 시장 비율이 얼마 되지 않는다"며 "정부가 나서 유통구조를 보다 단순화하고 관세청 등 관계부처에서 수입원가를 공개할 수 있도록 관련 법령 개정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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