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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가 세계 수출시장에서 1위를 차지한 품목이 수년째 제자리걸음을 하는 가운데 중국의 추격이 거센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발간한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 1위 품목으로 본 우리 수출 경쟁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2년 우리나라가 세계 수출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기록한 품목은 총 64개(14위)로 전년(61개·15위)보다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우리나라의 1위 품목은 메모리 반도체, 자동차 부품, 탱커, 화학제품 등이었다.
전세계 1위는 중국(1,485개)이 차지했다. 이어 독일(703개)·미국(603개)·일본(231) 등이 상위를 기록했다.
우리나라의 수출 1위 품목 수는 전체 수출규모(전세계 7위)를 감안했을 때 다소 부진한 수준이라고 보고서는 평가하면서 "이 같은 상황에서 중국의 추격이 거세다"고 지적했다. 최근 3년간 우리나라의 세계 1위 품목 수는 2010년 64개, 2011년 61개, 2012년 64개 등으로 횡보를 거듭하는 반면 중국은 1,351개, 1,417개, 1,485개 등으로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2012년 우리나라가 1위를 기록한 품목 64개 중 전자기계·섬유제품·수송기계 등 12개 품목에서 중국의 점유율이 점점 높아지고 있으며 메모리 반도체 등의 분야에서는 점유율 차이가 3% 아래로 좁혀진 것으로 나타났다. 오세환 국제무역연구원 수석연구원은 "경쟁국과의 가격경쟁에서 벗어나 혁신적인 기술과 품질을 확보하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우리나라의 주요 수출품목이 점차 '선진국형'으로 변하는 추세는 나타냈다. 프로필렌 공중합체 등 화학제품 다수가 2012년 우리나라의 수출 1위 품목에 새로 편입된 반면 주로 개도국의 주력 수출품목인 섬유제품은 2012년 우리나라의 수출 1위 품목에서 탈락했다. 국제무역연구원의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화학제품 20개, 철강 10개, 전자기계 7개 품목에서 주로 1위 품목을 배출했으며 최근 5년간 추세에서 화학제품의 1위 품목 수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또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 2~10위권에 들어간 우리나라의 제품 수는 전년 대비 74개 늘어난 1,330개로 최근 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비록 1위는 아니지만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인정받은 '메이드 인 코리아'가 좀 더 많아지고 다양해졌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1위 품목이 우리나라 전체 수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6.7%로 2%포인트 줄었다.
한편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 1위 품목은 국제무역연구원이 유엔의 무역통계를 활용해 집계하는 것으로 수출금액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품질이나 브랜드 등 비가격 경쟁력과는 무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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