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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2000년/조병구(특별기고)

◎규제혁파·벤처산업 육성 등 체질개혁 시급○정치에 밀려 경제 뒷전 이제 서기 2000년이 1천일도 남지 않았다. 2000년이 된다는 것이 시간의 연속선상에서 보면 지금부터 3년후라는 것 밖에 우리에게 그렇게 새로울 것이 무엇이겠느냐는 의문도 가질 수 있겠으나, 굳이 2000년을 별도로 강조하는 이유는 이미 급하게 변하고 있는 세계 경제환경이 더욱 파격적인 형태로 급변할 것이라 전망되기 때문이다. 세계시장의 단일화와 급속한 정보통신의 발달에 따라 대내외 경쟁이 더욱 심화되고 국민경제의 구조 및 생활패턴도 엄청나게 변화할 것이라는 데에는 세세한 설명이 필요치 않다. 이것은 다시 말해서 과거의 연장선상에서는 이해할 수 없을 정도의 치열한 경쟁이 해외는 물론 국내시장에서도 벌어질 것을 의미한다. 우리 근로자들은 외국의 근로자들과 고용경쟁을 해야 하고, 기업들은 다른 나라 기업과 사활을 건 시장확보 경쟁은 물론 투자유치 경쟁을 해야한다. 정부는 또 정부대로 다른 나라 정부와 행정서비스 경쟁을 벌여야 할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우리가 피하려 해서 피해지는 것도 아니고 늦추려해서 늦춰지는 것도 아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대안이란 이러한 환경변화에 신속히 대처하여 이 위기를 재도약의 기회로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고 실천에 옮기는 것 뿐이다. 그런데 요즈음 우리 사회의 상황을 보면 우리가 이러한 환경변화를 의식이나하고 있는지, 또 새 시대를 맞기 위한 준비에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고 있는지 의구심을 갖게 하는 면이 한둘이 아니다. 최근 우리 경제상황은 「추락하고 있다」, 「위기에 처해있다」, 「빈사상태다」하는 등의 부정적인 단어로 수식하는 것이 자연스러울 정도로 어려움을 겪고있다. ○태·비에도 뒤진 경쟁력 우리의 국가경쟁력이 후발국인 필리핀, 태국등에도 뒤처진다는 외국기관의 평가마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온통 사회의 관심은 정치문제나 한보사태가 대변하는 부정부패의 뒷골목, 부질없는 대선논쟁 등에 쏠려 있고 당장 우리 집 지붕에 비가 새는지, 둑에 구멍이 났는지 거들떠 보지도 않는 형국이다. 우리는 과연 이 위기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가. 빠져 나올 수 있다면 무엇을 해야 하는가. 본 연구소에서 실시한 여론조사는 다수의 국민들이 우리 경제에 다가올 엄청난 변화를 느끼고는 있으나 우리 사회가 이에 대한 준비를 전혀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것은 연이어 일어나고 있는 정치·사회적 문제들이 우리 국민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아무래도 다가올 경제환경 변화를 실감하지 못하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할수있다” 자신감 필요 우리가 이렇게 우왕좌왕하고 있는 반면, 선진국들은 변화의 시대에 대비해 오래전부터 치밀한 준비를 하고 있다. 예를 들어 프랑스가 1994년에 작성한 「2000년의 프랑스」라는 보고서를 보면 「프랑스는 생각보다는 잘하고 있지만 할 수 있는 만큼 잘하고 있지는 않다」라고 스스로 평가하고 국민들의 분발을 촉구하고 있다. 이것은 우리의 상황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우리가 2000년을 후회없이 맞이하려면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들은 너무도 많다. 경제구조의 고도화, 새로운 노사관계의 정립, 금융개혁, 벤처기업 육성, 정보화 등 수많은 과제가 우리 앞에 놓여 있다. 우리에게는 시간이 많지 않다. 더 이상 머뭇거릴 때가 아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우리가 해야 할 일을 하루빨리 실천에 옮기는 일이다. 진부한 얘기를 또 다시 늘어놓을 필요는 없을 테지만 오늘의 경제위기를 타개하고 미래의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유일한 대책은 역시 우리 경제의 체질을 개혁하고 「한국이 기업하기 어려운 나라」로 불리게 된 각종 불합리한 제도와 관행 그리고 의식을 고치는 일일 것이다. ○정책효율성 높여야 여러가지 여건이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한가지 밝은 빛이 있다면 그것 역시 우리 국민들이다. 본 연구소의 조사결과에 의하면 우리 국민들은 이미 무한경쟁시대에 살아 남으려면 「효율」을 중시해야 하고 「공정한 경쟁풍토」를 조성하는 일이 시급하다는 사실을 잘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율적 시장경제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는 이미 마련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남은 일은 산만하게 흩어져 있는 국민의 관심을 한군데로 모으는 일이고 경제환경변화에 대한 국민의 불안을 「우리는 다시 해 낼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바꿔주는 일이다. 이것이 바로 정부가 담당해야 할 몫이다. 우리 국민은 경제의 선진화에 있어 가장 중요한 역할이 「정부의 합리적인 경제정책 운영」이라고 지적하는 것도 잊지 않고 있다. 2000년은 불과 1천일도 남지 않았다. 이제 우리는 역사에서 교훈을 얻는 일에 소홀하지 않되, 과거에 발목을 잡히지 않도록 노력해야 하고 자기 앞에 놓인 삶에 충실하되, 미래지향적인 자세로 부단히 자기를 혁신해 나가는 데 인색하지 않아야 할 것이다. □약력 ▲56년 서울산 ▲79년 서울대 사회학과졸 ▲91년 미일리노이대 사회학박사(산업사회학, 사회조직론 전공) ▲91년 한국개발연구원(KDI)부설 국민경제교육연구소 연구위원 ▲〃 종합기획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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