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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임변제 위해 회사자산 노조에 위임
입력1997-05-20 00:00:00
수정
1997.05.20 00:00:00
이달우 기자
◎직원들 “사장님 믿고 부도 극복” 합심/울산 효문공단내 「세운공업」 회생 노력 화제/노조 발벗고 나서 노총 등 각계에 지원 요청/협력사도 결제 연기… 이번주 법정관리 신청부도난 회사의 경영자가 회사 자산을 노조에 위임하고 협력업체 채권단이 대금결제 시기를 유예시켜주는 등 노·사·협력업체간 합심협력으로 쓰러져가던 기업이 회생의 길로 들어섰다.
경남 울산 효문공단내 세운공업(대표 하종기·55) 노·사는 지난 17일 울산지방노동사무소 중재로 노사 대표가 만난 자리에서 「회사는 근로자 3백여명의 체불된 3·4월 임금 및 퇴직금 등 체불임금 22여억원의 우선변제를 위해 박용도 근로자 대책위원장(노조 위원장)에게 회사 자산을 위임한다」는 내용의 양도·양수 전달식을 가졌다.
이 회사는 또 현대중공업 등 11개 업체에서 받지 못한 채권 미수금 1억5천여만원과 원자재 등 회사 자산 매각대금으로 체불 임금을 우선 변제하기로 약속하고 이번주 안에 법정관리를 신청키로 했다.
이와함께 세운공업에 각종 자재와 부품을 납품했던 경주 명신공업 등 1백여개 협력업체 대표들로 구성된 채권단은 지난 15일 경주에서 모임을 갖고 세운공업이 회생할 수 있도록 각종 자재대금 어음 17억원과 물품 대금 17억원 등 모두 34억원의 미납금 결제시기를 4개월간 유예시켜 주기로 결정했다.
이에따라 이 회사 노조는 지난 3월30일 최종 부도 처리 이후 공장을 폐쇄, 채권단 등의 출입을 금지시킨 실력행사를 중단하고 하종기사장에 대한 임금체불혐의 고발도 취하하는 한편 정상출근해 회사 살리기에 앞장서고 있다.
박용도 노조위원장(44)은 『그동안 회사가 공 들여 개발한 혁신카가 시장성이 큰데도 불구, 부도로 사장되지지 않을까 안타까웠다』며 『자산을 위임받았기 때문에 이를 악용할 수도 있으나 오히려 회사를 살려야 한다는 책임감이 앞선다』고 말했다. 박위원장은 『부도이후 사장이 회사를 살리기 위해 매일 출근,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여줘 노조측도 감명을 받았다』며 『노조원들이 한국노총 등 각계요로에 회사를 살리도록 협조요청을 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하사장은 『자산이 3백억원대에 이르고 중국 투자분 1백20억원이 매각되면 체불임금과 어음변제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사장은 『자산위임을 회사살리기로 이해해준 직원들에게 고마움을 느낀다』면서 『건교부에 형식승인을 위해 요청한 자동차 안전기준에 관한 규칙이 시행되면 혁신카의 시판이 가능해지는 만큼 관계기관에서 그때까지 긴급 운용자금 60억원을 지원해 줄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울산=이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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