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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처지는 교보생명 생보 빅3 구도 흔들

1분기 보험영업이익 26% 줄고 성장률 둔화·미래 비전도 없어

농협생명 추격에 3위자리 위태… 보수적 경영방식 비판 일어


생명보험 업계 '빅3' 체제가 흔들리고 있다. 교보생명이 10여년간 3위 자리에 턱걸이하고 있지만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NH농협생명의 기세가 만만찮다. 이 같은 상황에서도 교보생명은 미래 성장동력에 대한 투자가 없어 신창재 회장의 경영 비전에 물음표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20일 생명보험 업계에 따르면 우선 교보생명은 영업이익에서 큰 부진을 보이고 있다. 올 1·4분기 교보생명의 보험영업이익은 2,621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6%가량 줄었다. 반면 삼성생명은 1조6,945억원을 기록하며 12% 증가했으며 한화생명 또한 3,954억원으로 13% 늘었다. 농협생명의 경우 올 1·4분기 9,001억원으로 전년 대비 26% 성장해 교보생명과 명확한 대조를 이뤘다.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지급여력(RBC) 비율 또한 상위 업체 중 최하위 권이다. 지난해 말 기준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이 각각 369.2%, 318.1%를 기록한 가운데 교보생명 271.3%로 300%선을 밑돌고 있다.

자산성장률에서도 다른 대형사에 뒤처지는 모습이다. 5월 말 현재 삼성생명이 219조5,000억원으로 생보 업계 총자산 1위를 기록 중이며 한화생명(95.1조원)과 교보생명(82.9조원), 농협생명(54.1조원)이 뒤를 잇고 있다. 이들 상위 4개사 중 한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한 교보생명을 제외한 나머지 생보사들은 모두 두 자릿수의 자산 성장률을 기록했다. 수입보험료 역시 4개사 모두 5월 한 달간 감소하기는 했지만 교보생명만 유일하게 두 자릿수의 감소세를 기록하며 크게 후퇴했다.

교보생명의 더 큰 문제는 미래 비전이 안 보인다는 점이다. 10여년 전부터 중국·베트남·인도네시아·태국 등에 법인, 또는 합작법인 형태로 진출한 삼성생명이나 한화생명과 달리 교보생명은 미국에 있는 교보생명자산운용 외에 해외 법인이 없다. 교보생명은 지난 1987년 미국 뉴욕과 일본 도쿄에 사무소를 설립했지만 30년 가까이 지점 전환과 관련해서는 감감무소식이다. 해외 시장 개척 의지가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2013년 출범시킨 인터넷 전문보험사인 '교보라이프플래닛' 또한 지난해 16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올 1·4분기에는 63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5년 내 흑자를 기록하겠다는 신 회장의 계획과 달리 적자폭이 더욱 확대되는 추세다. "교보생명은 인터넷보험 역량 강화를 위해 자회사 형태로 출범시켰지만 파트너사인 일본 라이프넷이 자본 출자를 하지 않는 등 성장에 대한 비관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신 회장의 지나치게 보수적인 경영 방식이 지금과 같은 결과로 이어졌다는 비판이 나온다. 2000년 경영을 맡았지만 신 회장은 지금까지 방카슈랑스 시장 확보를 위한 은행업 진출은 물론 다른 성장동력에 대해서도 뚜렷한 결과물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특히 2008년 창립 50주년 기념사에서 신 회장이 직접 "오는 2015년에는 총자산 100조원과 순이익 1조원을 달성하겠다"고 밝혔지만 7년이 지난 지금 3위 자리까지 위협 받는 신세로 전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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