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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포커스] 영국 예금 300억파운드나 '쿨쿨'
입력1999-07-05 00:00:00
수정
1999.07.05 00:00:00
정상범 기자
영국의 은행이나 보험사 등 금융기관에서 잠자고 있는 돈이 모두 300억 파운드(50조6,000억원)에 이르고 있다. 이 때문에 일정한 수수료를 받고 휴면예금을 주인에게 찾아다주는 이른바 「현상금 추적자」들도 맹활약중이다.BBC 방송은 최근 복권 당첨금부터 은행의 휴면계좌에 이르기까지 영국 전역에서 주인이 미처 찾아가지 않아 잠자고 있는 돈이 30억 파운드에 이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가구당 1,000파운드, 영국인 4명당 1명꼴로 찾아갈 돈을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종류별로는 은행의 휴면예금이 100억 파운드로 가장 많은 편이며 주식 및 배당금도 70억파운드에 이르고 있다.
또 정부 저축 및 프리미엄 채권이 30억파운드인 것을 비롯해 연금 50억 파운드 보험사의 보험증권 7억5,000만 파운드인 것으로 조사됐다. 복권당첨금도 2억4,600만파운드로 결코 적지않은 편이다.
주인없는 돈이 발생하게 된 사연도 다양하다. 직장을 옮기거나 이사하면서 통장과 증서를 잃어버렸든지 혹은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인해 정당한 제몫을 찾지 못하게된 것이다.
이처럼 눈먼 돈이 쌓여가자 금융기관들이 정당한 주인을 찾아주는데 인색하다는 비판이 없지않지만 금융기관들의 눈물겨운 노력도 보이고 있다.
스탠더드 생명보험의 경우 이런 측면에서 가장 적극적인 회사로 손꼽히고 있다.
이 회사는 2,500만 파운드의 휴면계좌를 갖고 있는데 모두 6명의 인력으로 특별팀을 구성, 주인 찾아주기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그 결과 지난 2년새 1,800만 파운드의 돈을 되돌려주는데 성공했다.
스탠더드 보험의 고객이었던 피터 맥길씨는 12년전 이사하는 바람에 양로 보험증권을 분실했다가 회사측이 현재의 주소를 추적해준 덕택에 뒤늦게 6,000만 파운드를 손에 쥐게됐다. 그는 『당시 느꼈던 기쁨은 헤아릴 수 없었다』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주인 찾아주기에 비교적 소극적이었던 은행들도 최근 고객들의 거센 항의를 받고 일일이 안내문을 보내는 등 성의를 보이고 있다.
또 정당한 권리를 찾겠다는 고객들의 움직임도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하게 벌어지고 있다. 이들은 금융기관들이 고객의 이름이나 생년월일, 출생지 등 기본자료를 충분히 갖추고 있으면서도 정작 돈을 되돌려주는데 인색하다고 불만을 털어놓고 있다.
주인을 대신해 돈을 찾아주는 일을 전문으로 삼는 사람이 등장한 것은 이같은 사회적 분위기에서 비롯됐다고 할 수 있다. 다만 회수비용의 30%를 수수료로 챙기는 게 다소 부담스러울 뿐이다. /정상범 기자 SSA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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