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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릴레이 인터뷰] 조준희 기업은행장

씨앗 뿌렸던 사업 수확하는 해로 스마트금융서 먹을거리 찾을 것<br>단순한 스마트브랜치 아닌 차별화된 사업모델 선뵐것<br>지주사 전환엔 "가능성 낮아"


기업은행은 지난 2012년 한 해 금융계에서 화제를 몰고 다녔다. 중소기업ㆍ개인대출 최고금리 인하를 필두로 ▦고졸 채용 ▦원샷 인사 ▦송해 광고 등 벌리는 일마다 이슈를 선점했다. 올해 기업은행의 또 다른 행보에 관심이 가는 이유다.

조준희(사진) 기업은행장은 3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신년 인터뷰에서 "행장 취임 이후 2년이 혁신을 찾아 사업을 벌렸던 시기였다면 올해는 벌려놓았던 사업들을 다듬는 작업을 해야 할 때"라면서 "다만 스마트금융 부문에서 미래의 먹거리를 찾겠다"고 말했다.

조 행장의 임기는 오는 12월27일. 행장으로서 은행을 이끌어갈 시간은 이제 1년이 채 안 남았다. 그가 행장에 취임하면서 내걸었던 약속은 대부분 지켰다. 조 행장은 올해 약속의 내실을 다지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할 계획이다.

조 행장은 "여러 최고경영자(CEO)들을 봐오면서 새로운 시도는 치적 쌓기가 되면 안 된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며 "새로 도입했지만 효율이 떨어지는 것들이 있다면 원점에서 다시 고민해 보겠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또 다른 혁신을 빼놓을 수는 없는 법. 조 행장은 새해 벽두부터 기간제 계약직 제도를 없애는 파격적인 인사방침을 들고 나왔다. 조 행장은 "인사원칙은 '왕후장상의 씨가 따로 있지 않다는 것'이다"며 "이번 무기계약직 전환을 통해 조직 내 신분상의 위화감을 없애 기업은행만의 문화를 다시 한 번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업포트폴리오 다변화와 관련해서는 올해 핵심사업으로 스마트금융을 강화할 뜻을 내비쳤다. 기업은행은 지난해 통신기업인 KT와 손잡고 전국 KT플라자 내에 은행 지점을 '숍인숍' 형태로 개점했는데 이를 능가하는 혁신적인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조 행장은 "스마트금융은 앞으로 5~10년 동안 은행의 새로운 수익모델이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며 "단순히 스마트브랜치를 늘리는 식의 대응이 아닌 기업은행만의 차별화된 사업모델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금융권의 화두로는 '건전성'을 제시했다. 저성장ㆍ저금리 기조로 국내시장에서의 총량이 한정돼 있는 상황에서 리스크 관리를 통해 비용을 성공적으로 통제하는 은행이 경쟁에서 앞서나갈 것이라는 얘기다. 조 행장은 "저금리로 이자수익은 정체할 수밖에 없는데 나머지 수익원인 비이자수익은 어느 날 갑자기 성장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핵심은 은행 별로 얼마나 건전성 관리를 잘해 대손충당금 비용을 통제할 수 있느냐의 싸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 행장은 이어 "이익이 줄어들 것이 뻔히 보이는데도 금리를 인하할 수 있었던 것도 고객에게 쓰는 돈은 아끼지 말되 내부에서 비용을 통제하면 출혈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며 "쓸데없이 나가는 비용을 찾아 누수를 없앴고 상식에 기반해 금리인하를 단행했다"고 강조했다.

지주사 전환 이슈와 관련해서는 가능성이 낮다고 내다봤다. 현재 국내은행 중에서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지 않은 곳은 기업은행ㆍ수출입은행ㆍ전북은행 등 3곳뿐. 이 중 전북은행은 올 상반기 내로 지주사 전환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조 행장은 "지주사 전환과 관련해서는 취임 초기부터 분명한 입장을 내비쳤다"며 "전환 여부는 대주주인 정부가 판단할 문제이지만 기업은행의 지주사 전환은 자회사 8곳이 나름의 자생력을 갖추고 시너지를 얻을 수 있을 때 적극적인 논의를 시작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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