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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회사 때문에… CJ '웃고' LG '울고'

● 뜀박질 CJ

CGV·오쇼핑·E&M 등 자회사 실적개선 기대

푸드빌 등 비상장사도 올 영업흑자 가능성 커

● 내리막 LG

스마트폰시장 둔화에 전자, 영업적자 커질 듯

화학·디스플레이도 실적부진 탓 주가 뚝


자식 때문에 울고 웃는 것은 비단 부모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국내 대표 지주회사인 CJ와 LG가 자회사 성적 때문에 서로 다른 표정을 짓고 있다.

웃는 쪽은 CJ다. CJ는 1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날보다 1.14% 오른 13만3,500원으로 마감했다. CJ 주가는 연초 후 무려 14.59%나 뛰며 강세를 보이고 있다. CJ 주가는 최근 든든한 자회사들이 견인하고 있다. CJ 순자산 가치의 40%를 넘게 차지하고 있는 CJ제일제당, CJ오쇼핑, CJ대한통운, CJ CGV, CJ E&M 등 주요 상장 자회사들이 올해 긍정적인 실적 개선을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주사는 대부분 자회사의 이익에 연동되는데다 자회사 실적 개선에 따른 배당도 기대할 수 있어 최근 중요한 자산주로 재평가 받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라이신 가격 하락에 따른 바이오 부문의 부진으로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42%나 급감(6,155억원→3,455억원)했지만 올해는 라이신 업황이 바닥을 다지는 데 이어 국제 곡물 가격 하락과 원화 강세에 힘입어 전체 영업이익은 늘어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실제로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의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 평균은 4,841억원으로 지난해보다 40% 넘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총 19개 증권사가 올 1월 이후 영업이익 추정치를 제시한 가운데 이 중 8곳은 5,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전망하고 있다. 주가 역시 올해 들어 2월까지 부진한 흐름을 보이다 이달 들어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 밖에 CJ오쇼핑은 모바일 쇼핑 성장에 따른 매출 증가, CJ대한통운은 전자상거래 확대에 따른 후방산업(택배) 수혜, CJ CGV는 요금 인상에 따른 실적 개선 등이 기대되고 있다.



비상장 자회사들도 올해부터 CJ 순익 증가에 본격적으로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CJ푸드빌과 CJ올리브영의 합산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380억원, -420억원으로 손실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영업이익이 320억원으로 흑자전환하면서 순이익 역시 300억원 수준으로 올라설 것으로 추정된다. 전용기 현대증권 연구원은 "상장·비상장 자회사들의 순이익 증가로 지배기업인 CJ의 올해 순이익 증가 효과는 1,700억원에 이를 것"이라며 "영업이익도 지난해 7,800억원 대에서 올해 1조원 대로 올라설 것"으로 전망했다. 전 연구원은 이익개선을 고려해 CJ의 목표주가를 기존 16만원에서 19만원으로 올렸다.

반면 LG는 자회사 부진으로 울상이다. LG는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전날보다 0.37% 하락하며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서만 16.41%나 주가가 뒷걸음질쳤다. LG의 대표선수인 LG전자가 발목을 잡았다. LG전자는 최근 스마트폰 시장 둔화에 따른 실적 부진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LG전자 휴대폰 부문은 마케팅 비용 감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4·4분기 대비 출하 대수 감소와 제품 믹스의 부진으로 올 1·4분기 영업적자가 지난해 4·4분기보다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저가 스마트폰으로 승부수를 걸 2·4분기까지는 특별한 모멘텀이 보이지 않는다는 평가 속에 LG전자 주가는 올해 들어 12.78%나 빠졌다.

LG화학 역시 지난해 4·4분기 부진한 실적으로 주가가 크게 내린 상황에서 중국 경기의 불확실성까지 겹치며 연초 후 19.53% 하락했고 LG디스플레이는 애플의 주문량 감소와 TV용 패널 가격 하락으로 올 1·4분기 실적이 기대치에 못 미칠 것이라는 전망에 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LG패션은 부진한 소비로 당분간 매출이 크게 늘어나기 어렵다는 평가에 올해 주가가 20% 넘게 떨어졌다.

송인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LG전자를 비롯한 상장 자회사들의 주가가 부진한 가운데 비상장 자회사인 실트론의 실적이 올해 턴어라운드하겠지만 업황 회복은 쉽지 않다"며 LG의 목표주가를 기존 8만원에서 7만2,700원으로 최근 하향조정했다. 특히 LG 순자산가치의 17%를 차지하는 LG전자의 약세가 큰 부담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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