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방위산업과 석유화학 계열사 4개를 한화그룹에 매각하는 2조원대의 빅딜을 단행했다. 삼성이 주요 계열사를 한꺼번에 매각한 것은 지난 1997년의 외환위기 이후 처음이다. 한화는 4개사를 인수하면서 재계 순위(자산 기준)가 10위에서 9위로 한 계단 오르고 석유화학과 방위산업 1위 업체로 올라서게 됐다.
삼성과 한화는 26일 각각 이사회를 열어 삼성테크윈과 삼성탈레스·삼성종합화학·삼성토탈을 매각·인수하기로 결의했다.
삼성은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등이 보유한 삼성테크윈 지분 전량인 32.4%를 8,400억원에 ㈜한화로 매각하고 삼성물산과 삼성테크윈 등이 보유한 삼성종합화학 지분 57.6%(자사주 제외)를 1조600억원에 한화케미칼과 한화에너지로 넘긴다. 삼성테크윈과 삼성종합화학의 합작 자회사인 삼성탈레스와 삼성토탈도 동시에 양도된다. 매각금액은 총 1조9,000억원이지만 인수 후 경영성과에 따라 1,000억원을 추가 지급할 수 있다는 옵션을 달아 전체 빅딜 규모는 2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종합화학 지분을 38.4%를 보유한 최대주주인 삼성물산은 19.9%만 넘기고 18.5%를 남겨 향후 한화그룹과 화학 분야에서의 협력관계를 유지할 계획이다.
삼성그룹이 복수의 주요 계열사를 한꺼번에 패키지로 매각한 것은 외환위기 이후 17년 만에 처음이다. 삼성은 외환위기 때 부천 반도체공장을 비롯해 컴퓨터 제조·판매업체인 AST와 화합물 반도체 업체인 삼성마이크로웨이브반도체(SMS)·르노삼성자동차 등을 매각한 바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자산규모 37조원으로 재계 10위인 한화그룹은 자산가치가 13조원에 달하는 삼성 계열사 4개사를 한꺼번에 인수함에 따라 한진그룹(39조원)을 제치고 9위로 올라서게 된다.
이번 매각은 내년 1~2월 실사와 기업결합 등 제반 승인절차를 거쳐 내년 상반기까지 마무리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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