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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빅딜지연 안된다
입력1999-01-26 00:00:00
수정
1999.01.26 00:00:00
『빅딜이 연내에 되기는 합니까.』 빅딜대상인 모 기업 간부직원의 말이다.빅딜 파문이 갈수록 확산되면서 빅딜의 성사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마저 대두되고 있다.
피합병기업인 LG반도체, 대우전자, 삼성자동차 노조는 모두 파업에 돌입, 사업장을 박차고 길거리로 뛰어나갔다. 고용불안을 느낀 종업원들은 「100%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대규모 집회를 갖는 등 철야농성에 들어갔으나 정부는 속수무책이다.
조업중단으로 빅딜대상 업체는 수출과 내수판매에 타격을 받고 있으며 기존 계약자들의 해약도 잇따르고 있어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빅딜발표이후 꾸물거리다가 입은 손실이 무려 2,000억원이 넘는 실정이다.
재계는 『이같은 상황이 장기화되면 회생되는 경제에 찬물을 끼얹으면서 대외신인도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특히 삼성자동차의 「SM5 계속 생산」문제는 최근 영남지역을 중심으로 망국적인 지역감정을 자극하는 유언비어로 비화되고 있어 사태가 더욱 심각하다. 정·재계 간담회에서 빅딜에 합의한지 두달이 지난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성사된 것은 아직 없다. 총수들이 만나면 모든 것이 해결되는 듯 했다. 마치 내일이라도 당장 두회사 간판을 내리고 한 개로 통합되는 기대를 갖게 했다. 그러나 빅딜이 급류를 타다가도 각론에 들어가면 다시 꼬이는 소모전이 지루하게 연출되고 있다. 마음이 답답해진 청와대가 직접 나서서 빅딜 조기매듭을 위한 오너의 결단을 촉구했으나 「가시적 성과」가 나올지 의문이다.
총수들이 마지못해 빅딜 원칙에만 합의해 놓고 평행선을 치닫는 상황을 방관하면서 시간끌기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마저 일고 있다.
『과연 빅딜을 할 마음은 있는가』라고 되묻고 싶다. 합병대상에 거론되는 기업체에 가면 직원들은 거의 일손을 놓은채 『곧 없어지는 회사에서 열심히 일할 필요가 있겠느냐』는 자조적인 분위기가 팽배해 있다.
자사이기주의 때문에 시간을 끌 경우 해당기업은 물론 국가적으로도 막대한 손실을 입을 수 있다는 것을 해당 총수들은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이다. 【연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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