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이 GM대우 협력업체에 대한 여신규모 및 부실 가능성에 대한 특별조사에 돌입했다. 미국 GM 본사의 감산 조치로 협력업체 100여곳의 매출이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예상되고 군산 지역을 중심으로 연체율이 높아지자 여신관리의 필요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GM대우 협력업체의 여신을 가장 많이 보유한 기업은행이 선제적 여신관리에 돌입함에 따라 다른 시중은행들의 여신집행도 보수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13일 금융계에 따르면 기업은행 여신심사부와 산하 IBK경제연구소는 GM대우에 부품을 공급하는 협력업체 전반의 여신규모 및 부실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
이번 특별조사는 권선주 행장이 지난주 초 인천 지역 산업공단을 직접 방문하고 돌아온 직후 시작됐다.
권 행장은 인천에 있는 GM대우 납품업체 사장들을 만나 GM 본사의 감산정책에 따른 매출급감의 애로를 전달 받았다.
GM 본사는 지난해 말 수익악화를 이유로 유럽 시장에서 쉐보레 브랜드를 오는 2015년 말까지 철수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2016년부터 군산공장에서 생산할 수 있는 물량 대부분이 끊기게 됐으며 지역경제 전반에 상당한 후폭풍을 몰고 오고 있다.
지난해 말 현재 GM대우의 총매출은 16조원에 달하는데 유럽 시장 철수 결정으로 2조원의 매출감소가 예상된다.
군산 협력업체의 경우 벌써 이상 징후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기업은행 영업본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군산에서는 업종을 전환하거나 도산한 업체들이 나타나고 있다"며 "인천은 아직 큰 영향이 없지만 향후 2년간 완만한 매출감소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은행권 전체로 GM대우 협력업체의 여신은 8조~9조원 정도이며 기업은행은 이 중 2조원가량을 보유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특히 협력업체 가운데 GM대우에 대한 매출비중이 30%를 넘는 핵심업체 70여곳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기로 했다.
지난 2월 말 현재 70개 업체에 나간 기업은행의 여신은 1,708억원으로 기업은행의 중기대출시장 점유율이 20%대인 점을 감안하면 은행권 전체로 8,500억원가량이 GM대우 매출감소에 따른 직접적인 리스크를 안고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GM대우 협력업체들의 연체율이 조금씩 악화하고 있는 것도 선제적 여신관리의 필요성을 키우고 있다. 기업은행의 또 다른 관계자는 "인천에서는 아직 연체율에 큰 이상이 없지만 군산의 연체율이 높아지면서 평균치를 깎아먹고 있는 상황"이라며 "조사 결과에 따라 추가 지원 계획과 여신관리 방안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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