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국내 은행 해외점포의 수익성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과 미국의 재정위기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ㆍ경제위기로 가장 우려됐던 부분 중 하나는 국내 은행 해외지점의 실적 악화였지만 다행히 올 상반기만을 놓고 볼 때 우려와는 정반대의 성적을 거둔 셈이다. 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6월 말까지 국내 은행 해외영업점의 당기순이익은 4억2,940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2억1,760만달러 증가(증가율 102.7%)했다. 이는 국내은행 당기순이익의 4.6% 수준이다. 금감원은 조달금리 하락에 따른 이자비용 절감 등으로 이자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크게 늘어 순익 증가에 기여한 것으로 풀이했다. 또 대손비용이 크게 줄었고 유가증권 관련 손익도 흑자로 전환된 데 따른 결과로 파악했다. 다만 영업점 운영 등과 관련된 경비비용이 늘었고 수수료 이익은 소폭 줄어들었다는 게 흠이었다. 자산도 늘었다. 국내은행 해외 영업점의 총자산은 615억5,000만달러로 지난해 말(564억5,000만달러)보다 51억달러(9.0%)가 증가했다. 상반기 중 자금조달 여건이 호전된 가운데 차입금(20억4,000만달러) 및 예수금(11억8,000만달러) 등을 중심으로 조달규모가 늘었고 이를 본지점 대출(18억1,000만달러), 은행 간 대여금(16억5,000만달러), 현금ㆍ예치금(11억1,000억달러) 등을 중심으로 운용했다. 현재 11개 국내 은행은 32개국에 131개 해외점포(지점 53개, 현지법인 40개, 사무소 38개)를 운영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해외영업점의 실적 호전에도 불구하고 경계를 늦추지 않을 방침이다. 특히 해외영업점의 리스크 요인에 대한 모니터링 및 현장 지도점검을 강화하기로 했다. 금감원의 한 관계자는 "글로벌 재정위기의 장기화 가능성, 주요국 경기침체의 만성화 우려에 따른 해외점포의 외화조달여건 및 자산건전성 부문 등의 악화에 적극적인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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