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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전망, 낙관론에 힘실리나
입력2009-05-15 17:59:16
수정
2009.05.15 17:59:16
尹재정 "마이너스 성장 1분기 종료 가능성"<br>"환율·유가·고용 등 복병 산재… 낙관 일러" 지적도
정부가 한국 경제의 마이너스 성장률이 한분기 만에 종료될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내비치면서 경기회복에 대한 낙관론에 힘이 실리는 게 아니냐는 기대감을 낳고 있다. 하지만 지표상의 개선이 민간 스스로가 아닌 정부의 확장적 재정정책에 힘입은 것인 만큼 아직 낙관 하기에는 이르다는 견해가 높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15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신문방송편집인협회 조찬강연에서 “1ㆍ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기 대비 0.1% 증가해 지난해 4ㆍ4분기 마이너스 5.1%라는 급격한 감소세에서 벗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1979년 오일쇼크 때 전기 대비로 3분기 동안, 1997년 외환위기시 2분기 연속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던 것에 비하면 이번에는 비교적 단기간에(1ㆍ4분기) 마이너스 성장이 종료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고 전망했다.
◇경기전망 낙관론으로 기우나=윤 장관의 이러한 발언은 아주 조심스러웠던 경기전망에서 다소 긍정적인 방향으로 옮겨간 것으로 해석 가능하다. 이에 대해 윤 장관은 ‘경기급락이 진정되는 기미, 즉 희망적 신호(시그널)’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날 기존에 주로 사용하던 ‘아주 조심스럽게 낙관적(cautiously cautious optimistic)’이라는 표현을 ‘조심스러운 낙관(still cautious optimistic)’으로 바꿔 언급했다.
이는 지난 1ㆍ4분기에 침체가 심화된 미국ㆍ일본ㆍ유럽 등 선진국과 대만ㆍ홍콩ㆍ싱가포르 등 신흥국에 비해 우리 경제가 호성적을 거두면서 지표가 개선되는 움직임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전기 대비 광공업 생산은 3달 연속 플러스를 기록했고 최근 발표된 4월 고용동향에서도 실업자 숫자가 줄었다.
외부의 시각도 호전적으로 전환, 해외 투자은행(IB) 7곳이 최근 올해 한국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따라서 정부는 앞으로 전기 대비로는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즉 2차 위기(더블딥)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분석인 셈이다.
◇전년 동기 대비는 아직 멀어=이러한 긍정적인 신호에도 환율ㆍ유가ㆍ고용 등 경기회복을 막는 복병이 산재해있는 만큼 아직 낙관하기는 이르다는 지적도 높다. 민간 부문에서 소비ㆍ투자가 살아나야 비로소 불황 탈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소 경제연구본부장은 “통계지표가 전기 대비로는 소폭 개선되는 양상이지만 전년 동기 대비로는 아직 좋아진 게 없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하면 속도가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경제위기가 6개월이 지나면서 그간 잠재돼 있던 부실이 가시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국내 은행의 부실채권 규모는 3개월 만에 5조원가량 늘어났다. 대외적으로는 GM 등 거대 기업의 파산 가능성, 동유럽의 금융불안 등의 위험 요인도 변수가 될 수 있다.
또 고용불안이 진정된 것으로 보여도 민간 부문은 내수 위축과 수출 감소가 지속돼 제조ㆍ도소매 등에서 취업자가 큰 폭으로 감소했으며 그나마 정부의 일자리 대책 등에 따른 공공부문 서비스 취업자 증가가 이를 완화한 것이 현실이다.
1ㆍ4분기 기업 실적호전에 도움을 줬던 원ㆍ달러 환율이 하락하고 국제유가가 상승세를 타는 것도 불안 요인이다.
윤 장관은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 금리인하 등 확장적 거시정책 효과를 제외하면 소비나 설비투자 등 민간의 자생적 경기 회복력은 아직 미흡하다”며 “현 거시정책 기조를 유지하면서 시장 안정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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