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발 훈풍에 한달간 1조5,000억원 사들여 유럽발 훈풍에 외국인이 슬슬 움직이고 있다. 외국인들은 10월 들어 유럽의 재정위기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가자 1조5,000억원을 사들이면서 증시를 강하게 끌어올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 매도의 중심세력이었던 유럽계 자금 이탈이 정점을 지난데다 원화가치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는 만큼 연말까지는 외국인의 순매수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8일 코스피지수는 전일 보다 7.44포인트(0.39%) 오른 1,929.48에 장을 마쳤다. 이로써 코스피지수는 사흘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최근 한달간 반등장을 주도했던 연기금과 우정사업본부에 이어 요즘 증시에 힘을 보태기 시작한 주요 투자세력은 외국인이다. 이날도 외국인은 4,792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간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순매수한 규모는 총 1조823억원으로 지난 7월 첫째주(5~11일)의 2조9,126억원 이후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외국인들은 10월 한 달동안 모두 1조5,251억원어치를 사들여 유럽 재정위기 확산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기 전인 7월(1조3,949억원) 수준을 넘어섰다.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 8월 외국인은 22거래일 중 단 5거래일만 순매수했지만 이달 들어서는 19거래일 중 단 7거래일만 매도세를 보였다”며 “유럽 재정위기가 완화되면서 외국인 매매패턴이 국내 증시에 우호적으로 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8, 9월 국내 증시 폭락을 주도했던 유럽계 자금 이탈이 현저하게 완화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집계한 국가별 주식 순매수 동향에 따르면 유럽계 자금은 이달 들어 26일까지 1,759억원 이탈하는데 그쳤다. 그동안 주요 매도 세력이었던 영국이 2,550억원을 순매수했고 유럽위기의 진원지 중 하나인 이탈리아도 585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이밖에 미국이 1,667억원, 프랑스가 98억원어치를 사들이는 등 8월 이후 2달 연속 대규모 순매도에 나섰던 국가들도 순유입세로 전환했다. 김성봉 삼성증권 연구원은 “주요 매도 주체였던 영국계와 조세회피지역의 자금이 국내 증시에서 전체 외국인 자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 이후 최저 수준”이라며 “유로존 금융기관의 자본확충 방안이 확정될 경우 유럽계 자금이 추가적인 매도에 나설 필요가 없어지게 돼 국내 증시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국인이 8~9월 6조1,718억원에 달하는 물량을 털어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연말까지 순매수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졌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럽발 리스크가 불거지면서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서 대규모 매도에 나섰던 과거 사례를 비춰볼 때 대부분 1~2개월 순매도 후 내다 판 물량 이상을 사들이는 패턴이 반복됐다”며 “외국인이 8~9월 6조원 이상을 팔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11월 이후 4조원 이상의 순매수도 기대해 볼만하다”고 분석했다. 투자심리 완화로 원화 가치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박종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국ㆍ일본과 달러 스와프계약을 체결하면서 원화가치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며 “원ㆍ달러 환율이 하락하면서 외국인의 순매수 전환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펀드 자금이 순유입으로 전환됐다는 점 역시 수급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김순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신흥시장펀드에 대한 신규 투자가 늘면서 한국 관련 펀드로 지난주 7억6,600만달러의 자금이 들어와 4주만에 순유입으로 전환됐다”며 “대내외 불확실성이 여전한데도 자금이 유입됐다는 점에서 수급여건이 완화될 수 있는 긍정적인 신호로 평가할만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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