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장사들의 영업이익 증가세가 둔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증권사들은 지난 7월까지만 해도 상장사들의 영업이익 전망치를 큰 폭으로 끌어올리느라 분주했으나 최근에는 이런 전망치 증가율이 둔화되는 모습이다. 코스피지수가 국내 기업들의 실적개선 기대감에 1,600포인트선까지 상승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영업이익 전망치가 크게 높아지지 않는다는 것은 지수의 상승탄력을 둔화시킬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하지만 최근 증시 상승을 이끌었던 정보기술(IT)나 자동차 등 주도업종의 경우 실적모멘텀이 여전히 살아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증시가 큰 폭의 오름세를 보이지는 못하더라도 실적 개선 기대감에 따른 업종별 차별화 현상은 좀 더 지속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지적된다.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 다소 둔화=7일 증권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190개사의 3ㆍ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8월말 기준)는 18조6,670억원에 달했다. 이는 지난 7월말 전망치(18조3,000억원)에 비해 1.6% 가량 증가한 수치다. 6월말 전망치가 전월에 비해 5.0% 늘어난 데 이어 7월말에도 전월보다 9.5% 급증할 정도로 상장사들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큰 폭으로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따라서 8월말 전망치는 과거와 비교하면 그리 크게 늘어난 것은 아니다. 증권사들은 지난 2ㆍ4분기에 주요 업체들이 잇따라 '깜짝 실적'을 내놓자 3ㆍ4분기 실적 전망치는 계속 큰 폭으로 상향 조정해왔다. 특히 3ㆍ4분기 영업익 전망치 증가폭을 월별로 살펴보면 코스피지수의 상승폭과 상당히 유사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4월의 경우 3ㆍ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전월대비 6.8% 증가했는데 코스피지수는 13.52% 상승했다. 지난 7월의 경우에도 영업이익 전망치는 10% 가까이 늘어났고, 주가는 12.03% 상승했다. 그러나 지난달의 경우 영업이익 전망치 증가율이 둔화됐고, 코스피 지수 상승률도 2.22%에 그쳤다. ◇IT와 자동차 실적 모멘텀은 여전히 강해=3ㆍ4분기 영업이익 증가세가 전반적으로는 둔화되는 모습을 보였지만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이 속해있는 증시 주도업종의 경우 실적 모멘텀이 아직까지도 다른 업종에 비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IT업종의 경우 전월 대비 지난달 말의 3ㆍ4분기 영업이익 증가율이 5.1%에 달해 평균 증가율을 크게 웃돌았다. 이는 전체 평균치에 비하면 3배 이상에 달하는 수치다. 종목별로 보더라도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전월보다 3.3% 늘어난 2조1,821억원으로 추정됐다. 현대차의 실적 모멘텀은 더욱 강한 상황이다. 지난 8월말 현재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3,674억원으로 전월 대비 8.2%나 늘어났다. 조승빈 대우증권 연구원은 "IT와 자동차의 경우 3ㆍ4분기 실적 기대감이 여전히 높기 때문에 주가도 차별화된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실적 개선에 따라 주가가 오를 수 있는 여력은 아직도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