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은(사진) 현대그룹 회장은 지난 한 해 말 그대로 '시련의 시간'을 보냈다. 현대증권 등 팔 수 있는 자산을 모조리 매각하며 부채를 정리했고 현대로지스틱스를 매각하면서 현대로지스틱스→현대엘리베이터→현대상선→현대로지스틱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고리도 해소했다.
금융당국의 한 고위 관계자는 "최근 수년 동안 구조조정의 모범 사례를 꼽으라면 단연 현대그룹이 되지 않을까 한다"며 "말이 쉽지 구조조정 목표를 100% 넘게 달성한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라고 평했다.
현 회장의 이 같은 뼈를 깎는 구조조정이 세계적인 경제전문지로부터 다시 한 번 인정받았다.
현대그룹은 현 회장이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 아시아판이 발표한 '아시아 파워 여성 기업인 50인'에 선정됐다고 26일 밝혔다.
포브스는 "현 회장이 지난해 약 3조3,000억원의 자구안을 이행하는 데 성공해 현대그룹의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단행하는 성과를 거뒀다"며 "금강산 관광을 재개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등 남북 경협의 최일선에서 뛰고 있다"고 소개했다.
현 회장은 추후 현대엘리베이터 등 알짜 계열사를 중심으로 탄탄한 수익구조를 만드는 한편 대북사업 강화에 역점을 기울일 계획이다.
한편 포브스는 매년 선정위원회를 통해 아시아 지역에서 활동하는 파워 여성 기업인 50명을 선정해 발표하고 있다. 현 회장은 2012년에도 선정된 바 있어 이번이 두 번째다.
이번 50인 명단에는 현 회장을 비롯해 김은선 보령제약 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등 우리나라 여성 기업인 세 명이 함께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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